《관도 꽃도 필요 없다》 | 아사쿠라 가스미코로나라는 배경이 불과 몇 년 전의 일임에도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다섯 편의 단편은 서로 다른 인물의 삶을 따라가며, 나아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하루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보여준다.가장 공감하며 읽은 작품은 첫 번째 단편 「레이와의 마른 참억새」였다. 여성 1인 가구인 주인공이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활비를 계산하고, 나이 든 자신이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회사를 정년까지 다닌다고 해도 노후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 이후에는 무엇으로 살아가야 할까. 주인공의 고민에 내 현실을 겹쳐 보았다. 평소 고독사에도 관심과 염려가 많았기에,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려는 설정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다.「도토루에서」는 오랜 친구에게 품어온 이름 붙이기 어려운 마음을, 「이미 충분해, 정말로」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젊은 연인을 그린다. 「비상용 휴대 자루」의 후미는 집안 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앞날을 결정하고, 「모두 꿈속」의 리쓰카는 이혼의 상처를 안은 채 아이를 키우며 살아간다.행복한지는 확신할 수 없어도 어떻게든 살아온 날들이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한다. 주인공이 잠들기 위해 되뇌던 “어떻게든 되겠지. 지금까지도 어떻게든 해왔잖아”라는 말이 내게도 필요한 주문처럼 느껴졌다. 정년 이후의 삶을 걱정하고 노년과 죽음을 생각하면서도, 결국 오늘의 생활을 이어가는 나 역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본 리뷰는 열림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열림원 #관도꽃도필요없다 #아사쿠라가스미 #일본소설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