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 ㅣ 시대철학 2
파울 요제프 괴벨스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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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조작되는 것이다》 | 요제프 괴벨스

누구나 알고 있을 이름이지만 그 인물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다. 요제프 괴벨스에 대한 책이라니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책은 그를 흠모하거나 선동술을 배우자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떻게 말로 사람을 움직이고 권력을 만들어냈는지 해부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좋은 사람에게서 좋은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계해야 할 사람이 사람들의 생각을 움직인 방식을 살펴본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읽으면서 특히 언어의 힘을 생각하게 됐다. 최근에 본 영어권 국가의 코미디 영상에서 어떤 사건에 영어이름을 붙이자 상관이 화를 내며 다른 러시아 이름을 붙이는 장면이 있었다. 같은 사건도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풍자한 장면이었다. 단어 하나가 대상을 바라보는 틀을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괴벨스는 이런 언어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 같다. 문학을 전공하고 글을 쓰던 사람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프레임을 만들고 단순한 말을 반복하고 두려움과 분노를 자극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할지뿐 아니라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를지까지 정해주는 일이니까.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선전이 라디오와 음악, 거리의 깃발, 아이들의 동화책처럼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다는 부분이다. 반복해서 접한 말이 어느 순간 내 입에서 흘러나오고, 사람은 자기 입에서 나온 말을 자기 생각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말도 정말 내 생각인지 돌아보게 했다.

‘수치’를 다루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모든 수치를 지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심어둔 수치와 내 양심에서 비롯된 수치는 다르다고 말한다. 괴벨스의 선동술을 넘어 내가 어떤 기준으로 스스로를 판단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게 했다.

괴벨스를 배우는 책이라기보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언어와 프레임 속에서 내가 세상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내가 내 생각이라고 믿는 것이 정말 내 생각인지 한 번쯤 의심해보게 한다.

*본 리뷰는 책읽는 쥬리님의 서평단으로 참여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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