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의 냄새》 | 박윤선 지음1980년대 말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처음에는 조금 오래된 이야기처럼 느껴질까 싶었는데 읽으면서 그런 이질감이 거의 없었다. 아파트에 살고 학원과 수영장을 오가는 민선의 일상이 어쩐지 익숙했다. 나의 어린 시절 기억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어느 평범한 가정의 집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었다.특히 동생인 민선과 언니 민진의 관계가 인상적이었다. 민진의 경기는 엄마가 따라다니면서 챙기는데 민선의 학부모 참관수업에는 오지 않고, 민진은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한글을 깨쳤지만 민선은 한글을 떼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민진에게는 자연스럽게 기대가 생기고 민진에게 더 집중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사실 학부모 참관 수업을 안 온 이유는 증권사에 방문했던 거 같은데 읽으면서 조금은 민선의 편에 서게 됐다. 주변에서 비슷한 가족들을 본 적이 있어서인지 더 와닿았다.나는 외동이라 형제자매 사이에서 직접 비교를 당해본 경험은 없지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를 비교하게 되는 마음은 알 것 같았다. 평생을 들었을테니 ‘나는 언니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민선의 마음도 이해가 됐다.민선과 주변 인물과의 관계도 재미있었다. 아이들이라고 해서 늘 순수하고 착하지만은 않다. 똑같이 질투하고, 경쟁하고, 때로는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민선이 조금씩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바라보게 되는 서술이 좋았다.오래전 이야기를 읽었는데도 결국 남는 건 낯선 시대의 풍경이 아니었다. 가족 안에서 기대받고 비교되는 마음, 친구 사이에서 생기는 질투와 미안함 같은 것들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으니까. 이 책을 읽고 초등학교 때의 나를 계속 떠올리게 된다. 수영장 특유의 냄새처럼 이 책에 대한 여운이 꽤 오래 남아있을 것 같다. *본 리뷰는 빌리버튼으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빌리버튼 #우디북 #수영장의냄새 #박윤선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