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이기는 게임》 |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어릴 때 등굣길이 심심하지 않도록 나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곤 했다. 책에 나온 것처럼 횡단보도의 흰 선만 밟고 건너기도 했고, 보도블록에서는 분홍색만 밟았다. 버스를 타면 맨 앞자리나 맨 뒷자리에 앉았고, 초등학교 안에 있던 동물상이라고 부르는 조형물이 있었는데 굳이 코끼리 엉덩이를 한 번 두드리고 지나갔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도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 초등학생인 나는 그렇게 해야 하루가 제대로 시작되는 것 같았던 모양이다.요시타케 신스케의 《날마다 이기는 게임》을 읽으며 그 시절의 규칙들이 떠올랐다. 그러다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 세상의 못난 부분, 더러운 부분을 보지 않고서 언제까지 자랄 수 있을까. 그런 게임.” 이 문장에 한참 멈춰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것만 골라 볼 수는 없고,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못난 부분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도 없다. 우리는 결국 그 사이에서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이 책에서 말하는 ‘이긴다’는 누군가를 이기거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다는 뜻이 아니다.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을 완전히 용서하지 못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으면 이기는 게임, 힘든 하루를 보내고 무사히 잠들면 이기는 게임처럼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게임이다. 삶에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감정도 너무 많으니까.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게임도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저 심심한 등굣길을 조금 재미있게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어쩌면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그런 게임이 필요한 게 아닐까? 삶의 무게를 당장 덜어낼 수는 없어도, 그 무게를 견디는 나만의 방법 하나쯤은 만들어볼 수 있으니까.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시 만나게 되는 시간을 친구들과 나누었다.*위 도서는 김영사주니어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김영사 #김영사주니어 #날마다이기는게임 #요시타케신스케 #독서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