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야 진짜 공부다》 | 손동민 지음수학 시험에서 4점을 받았던 학생이 컬럼비아대학교에 진학하기까지. 제목만 보면 ‘꼴찌에서 아이비리그까지’라는 성공담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컬럼비아라는 결과보다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저자가 걸어온 길이다.한국의 학생들은 대체로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살아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고,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한다. 잠시 쉬어가더라도 다음 도약을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여겨진다. 우리의 삶은 종종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고속도로처럼 흘러간다. 힘들면 졸음쉼터에 들를 수는 있어도 아예 다른 길로 빠지는 경우는 드물다.초등학교 시절 따돌림을 겪고, 수학 4점이라는 열등감과 파일럿이라는 꿈의 좌절을 경험한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배를 타고 세상으로 나간다. 66개국의 사람들을 만나고, 필리핀과 봉사선, 뉴욕 한식당의 주방을 거치며 7년을 보낸다. 그렇게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다시 찾았고, 이후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 컬럼비아대학교에 진학한다.저자는 이 과정을 ‘아주심기’에 빗댄다. 작은 화분에서 자란 식물을 더 넓은 땅으로 옮겨 심듯, 익숙하고 안전한 환경을 벗어나 스스로 뿌리내리는 과정이다. 저자에게는 대학이라는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 배를 타고 세상으로 나간 일이 그 시작이었다.하지만 컬럼비아대학교에 들어간 뒤에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불안과 경쟁을 마주하고 적응해 나간다. 그래서 ‘공부는 지식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라는 말이 오래 남는다.이 책이 더 빛나고 용감하게 느껴지는 것은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잠시 쉬어간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경로를 다시 설정한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지금의 경로가 유일한 답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위 도서는 비욘드날리지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비욘드날리지 #길을잃어야진짜공부다 #손동민 #에세이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