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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험의 이야기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저녁달 편집부 옮김 / 저녁달 / 2026년 7월
평점 :
《일: 경험의 이야기》 | 루이자 메이 올컷 지음
루이자 메이 올컷의 대표작은 《작은 아씨들》이지만 나는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일: 경험의 이야기》를 읽으며 올컷이라는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자신의 경험이 녹이있다는 이 책은 한국에서 사는 나에게도 와닿는 지점이 많았고,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이 책을 덮고 나서는 《작은 아씨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스무 살의 크리스티는 더 이상 누군가에게 기대어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외삼촌의 집을 떠난다. 그리고 하녀, 배우, 가정교사, 말벗, 재봉사 등 여러 일을 경험한다. 어떤 일은 즐겁지만 어떤 일은 고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크리스티는 주저앉지 않는다. “남을 위해 일하고 돈을 받는다고 해서 왜 부끄러워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
나에게도 일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기보다 의식주를 꾸리고 자립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에 가깝다. 그래서 크리스티가 어떤 일이든 일단 해내며 살아가는 모습이 유난히 와닿았다. 특히 자신의 삶을 장작불에 빗대어 “살아 있는 동안 유용하고 밝게 빛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이 오래 남았다.
그녀가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은 단순한 경력이 아니다. 하녀로서 겪은 모욕, 재봉사로서 경험한 가난, 돌봄의 현장에서 마주한 타인의 고통은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꾼다. 그렇게 지나간 경험들은 사라지지 않고 다음 삶의 태도가 된다.
크리스티의 삶에 올컷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올컷 역시 교사, 가정교사, 재봉사, 간호사 등 여러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노동과 자립을 이야기했다.
두꺼운 책이라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혔고, 번역도 매끄러워 오래된 고전이라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19세기의 여성 노동을 다룬 오래된 소설인데도 크리스티의 고민과 태도가 지금의 나에게 낯설지 않았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인상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위 도서는 저녁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모임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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