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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이 반했습니다 - 꿰맨 눈과 기울어진 사랑
김하진 지음 / OTD / 2024년 7월
평점 :
《한 눈이 반했습니다》 | 김하진 지음
여섯 편의 단편은 소재부터 매우 신선하다. 박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바비인형, 멀쩡한 한쪽 눈을 봉합하는 사람들, 사람을 견인하는 시설, 인간의 아내가 되고 싶어 하는 AI 로봇까지. 조금은 이질적이고 기묘한 설정으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의외로 익숙했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역시 표제작 「한 눈이 반했습니다」였다. ‘한눈에 반하다’라는 익숙한 말을 ‘한 눈’으로 비틀어, 완벽한 대칭을 위해 한쪽 눈을 봉합하는 세상을 만들어낸 발상이 재미있으면서도 섬뜩했다. 특히 “잘 생각해봐. 자기 선택이었잖아.”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분명 자신의 선택인데, 그 선택이 정말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을 내가 원했던 것이라고 믿게 될 수도 있으니까.
「솔로 인 더 라이트」에서는 인형을 통해 관계와 삶의 방향을 생각하게 하고, 「얼리지 않아」에서는 남들과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견인지역」에서는 삶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만나고, 「베이비 캐리어」와 「비닐, 하우스」에서는 가족과 출산, 관계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소재도 분위기도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결국에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타인의 기준과 내 마음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했다.
단편을 읽을 때마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장면들을 떠올렸다. 현실에서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소설 속에서는 조금 낯선 모습으로 나타나니 비로소 제대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 현실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거나, 익숙한 이야기에 새로운 상상력을 더한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위 도서는 @f83_project 상도덕서평클럽으로 참여하여 출판사 @otdcontents 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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