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 만화 클럽》 | 허안나 지음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는 늘 매력을 느낀다. 좋아하는 이야기를 할 때 눈이 빛나고 그 마음이 말과 문장 사이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사람을 좋아한다. 《파김치 만화 클럽》이 좋았던 이유도 결국 그런 마음 때문이었다.나는 만화를 책으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에는 내가 몰랐던 만화가 너무 많았다. 작가님이 한 작품을 소개할 때마다 ‘이것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새 작가님의 추천 목록을 따라 하나씩 읽어보고 싶어졌다. 전세사기를 겪고, 코로나를 지나고, 사랑하는 반려묘와 이별하는 동안 작가님 역시 축 늘어진 파김치 같은 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속에서 삶의 빛을 찾아낸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누구에게나 파김치가 되는 순간은 찾아온다. 그럴 때 꼭 거창한 위로나 해답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작가님에게 만화가 그랬듯 좋아하는 무언가가 다시 몸을 일으킬 작은 힘이 되어줄 수도 있으니까. 작가님이 자신이 애정하는 만화 이야기를 신나게 풀어놓을수록 이 책은 마치 짜파게티를 만난 파김치처럼 축 늘어진 마음에 묘하게 생기를 더한다.이미 재미있게 읽었던 《룩 백》과 《해변의 스토브》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는 것도 즐거웠다.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내가 읽었던 장면들이 다시 떠올랐고, 한 작품을 읽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닉 드르나소의 《연기 수업》은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책은 절판이고 중고 가격이 정가의 거의 두 배던데. 저 같은 사람도 파.만.클에 가면 빌려주실 수 있나요? 파.만.클 모임원들이 부러웠다.지금 당신이 파김치처럼 축 늘어져 있다면 좋아하는 무언가 하나쯤 곁에 두어보면 어떨까. 그리고 아직 그 무언가를 찾지 못했다면, 나는 《파김치 만화 클럽》을 긴급처방하고 싶다. 당신의 마음에도 짜파게티 같은 만화 한 그릇이 필요할지 모르니까.*위 도서는 샘터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샘터 #파김치만화클럽 #허안나 #에세이 #독서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