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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평점 :
《뇌가 만든 천재들》 | 알베르토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천재의 뇌에는 평범한 사람에게 없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뇌가 만든 천재들》을 읽고 나니 천재의 뇌보다 오히려 우리가 누군가의 다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름 붙여왔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프리다 칼로와 버지니아 울프, 실비아 플라스, 앤 섹스턴의 삶에는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상실, 관계의 갈등, 여성으로 살아가며 겪어야 했던 억압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들을 너무 쉽게 ‘광기 어린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묶어왔다. 사회에서 받은 고통을 개인의 정신적 문제로만 설명하는 순간, 그 사람이 살아온 시대와 사회는 얼마나 쉽게 지워지는지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은 고통과 천재성을 낭만적으로 연결하지 않는다.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이 그의 문학적 천재성의 비밀인 것도, 프리다 칼로의 고통이 곧 그녀의 예술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으로 바꾸어냈는가에 있다. 고통을 살아낸 사람들이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내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예술은 고통 자체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더스 헉슬리의 환각에 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실이 사실은 뇌가 구성한 세계라면, 뇌의 상태가 달라졌을 때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매력적이었다. 보르헤스의 기억과 망각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기억은 과거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떠올릴 때마다 다시 만들어진다는 사실, 그리고 결핍을 없애야 할 구멍이 아니라 하나의 재료로 바라보는 시선이 오래 남았다.
마지막으로 AI와 창의성을 이야기하는 장에서는 질문이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 인간은 몸으로 세계를 겪고, 기억하고 잊으며, 사랑하고 상처받은 경험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어쩌면 창의성이란 특별한 능력이라기보다 그렇게 살아온 시간을 자기만의 형태로 바꾸어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뇌가 만든 천재들》을 읽고 나니 천재를 특별한 사람으로 바라보던 시선에서 조금 멀어졌다. 각자의 뇌와 몸으로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 다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광기’가 되기도, ‘천재성’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오래 남았다.
*위 도서는 흐름출판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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