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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하여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현 옮김 / 클로츠 / 2026년 6월
평점 :
《사랑에 대하여》 | 안톤 체호프 | 클로츠 출판
#필사적으로 서평
출판사로부터 《사랑에 대하여》를 제공받아 한 달 동안 필사하며 읽었다. 평소에도 책을 빠르게 읽는 편이라 문장을 손으로 직접 옮겨 적으며 읽으니 천천히 읽게 되어 구석구석 살피며 자세히 읽을 수 있었다. 손으로 옮기며 여러 번 마주하다 보니 처음에는 스쳐 지나갔던 표현들이 눈에 들어왔고, 체호프가 담아낸 감정도 조금씩 깊어졌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은 거창한 사건보다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 오히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돌려준다. 백 년이 훌쩍 지난 작품인데도 지금까지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결국 시대가 달라져도 사람의 마음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풍경을 그려 내는 문장이었다. 러시아라는 낯선 공간이 숲과 들판, 계절의 공기, 창가로 스며드는 햇살을 통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필사를 하며 읽으니 그 장면들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고, 원문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자연스럽게 읽히는 번역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책에는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등장한다. 어떤 사랑은 애틋하고, 어떤 사랑은 미숙하며, 또 어떤 사랑은 오늘날의 시선으로는 쉽게 공감하기 어렵거나 부도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읽을수록 사랑이라는 감정을 하나의 답으로 정의하려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사랑의 모양이 다르듯, 사랑을 이해하는 방식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조용히 들려준다.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결국, 저마다 자기 식대로 사랑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게 아닐까요."라는 구절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한 달 동안 여러 단편을 필사하며 읽고 나니 이 문장이야말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사랑에 대하여》는 사랑의 의미를 정의해 주는 작품이 아니다. 대신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양한 얼굴로 비추며, 독자가 자신의 사랑과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책을 덮고 나면 누군가의 사랑보다 지금까지 내가 이해해 온 사랑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오래 생각하게 된다.
#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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