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지브리》 | 스즈키 도시오 지음내가 '선(禪)'이라는 개념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제니의 'ZEN'이라는 노래였다. 단순히 노래가 너무 좋아서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다가 알고리즘 덕분에 한 스님이 가사와 영상을 해설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정말 내가 무지한 영역이라 그 영상의 해설이나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또 한번 실감했다. 그래서 《선과 지브리》는 제목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책이었다.이 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 스즈키 도시오와 여러 스님이 지브리 작품을 매개로 선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대담집이다. 작품의 줄거리나 제작 비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장면들을 통해 삶과 자연,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지브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보지 못한 작품도 적지 않았는데, 작품을 모두 알고 있지 않아도 대화를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평소 나는 영화나 책을 볼 때 지나치게 의미를 파고드는 편은 아니다. 특히 학창 시절의 추억이 담긴 지브리 작품들은 그저 따뜻한 감정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성인이 된 지금, 선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만난 지브리는 익숙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모습이었다. 일상의 작은 장면과 침묵,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 하나에도 이런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물론 선사상 자체는 결코 쉬운 주제가 아니어서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히려 한 번에 다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곱씹게 되었고, 이전에는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익숙한 지브리를 새로운 관점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영화를 통해 삶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위 도서는 니들북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니들북 #대원씨아이 #선과지브리 #지브리스튜디오 #스즈키도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