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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두루미는 방송 중 ㅣ 한울림 생태환경 그림책
생태지평연구소 지음, 정김소리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3월
평점 :
《멸종위기 두루미는 방송 중》 | 생태지평연구소 글, 정김소리 그림
두루미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화면 한편에는 채팅창이 흐른다. 이 독특한 구성 덕분에 마치 두루미가 독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방송이 시작될 때 100%였던 카메라 배터리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5%만 남아 있는 연출도 오래 마음에 남았다. 단순히 방송이 끝나 간다는 의미를 넘어, 두루미가 살아갈 공간과 시간이 조금씩 소진되고 있다는 현실을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두루미를 겨울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책은 사라지는 습지와 농약에 오염된 먹이, 비행 중 전선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두루미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두루미의 목소리로 그 현실을 듣고 있자니 멸종위기라는 말이 더 이상 뉴스 속 단어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인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인간을 자연의 적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수확을 마친 논에 물을 채워 두루미가 쉬어 갈 수 있도록 돕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 준다. 그 장면에서는 철새들이 안전하게 쉬고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서식지를 보전하고 전선을 정비하는 등 공존을 위해 노력해 온 순천만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책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설교하기보다,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존재에게 조금씩 자리를 내어 주는 일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두루미의 방송은 끝났지만,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공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생명의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따뜻한 그림책이었다.
*위 도서는 한울림어린이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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