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상어에게 물린 적은 없는데요,》 | 백소정 지음"안다는 건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이었다."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이 단순한 해양생물 에세이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저자는 다이빙을 통해 만난 해양생물을 관찰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생명들을 바라보던 시선을 자신의 삶으로 가져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나도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이 있다. 바다에 들어간 지는 오래됐지만, 물속에서 처음 생명들과 마주했을 때의 경이로움은 아직도 기억한다. 다만 그때의 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는 데서 멈췄다. 저자처럼 생물의 이름을 알고 생태를 이해하며 그들의 삶을 내 삶과 연결해 보지는 못했다. 같은 바다를 경험했음에도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특히 크리스라는 강사 에피소드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만타의 클리닝 스테이션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 주고,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 주는 그의 모습은 단순히 다이빙 기술을 가르치는 강사가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 주는 스승처럼 느껴졌다. 그런 사람과 함께 바다를 배운 경험은 저자에게 큰 행운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기후난민이 된 경산호를 바라보는 시선도 오래 남는다. 침입자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떠밀려 온 존재로 이해하는 순간, 문제의 원인이 산호가 아니라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이 더욱 선명해진다. 바다 생물 하나에도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등장하는 해양생물의 이름은 낯선 것이 많지만 어렵지 않았다. 생김새를 직관적으로 설명한 글과 귀여운 삽화 덕분에 처음 보는 생물도 금세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들도 삶을 바라보는 렌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다시 바다에 들어가게 된다면, 예전과는 조금 다른 눈으로 그 생명들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위 도서는 이월오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이월오일 #아직상어에게물린적은없는데요 #백소정 #스쿠버다이빙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