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할머니의 벚나무 1000그루》글, 그림: 타다 노부코옮김: 김숙도시는 계속 사람을 끌어당기고, 작은 마을은 조금씩 조용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한국의 현실이었다. 지방 소멸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익숙하지만, 막상 나 자신을 돌아보면 먹고살기 위해 서울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결국 마을이 사라진다고 해서 당장 내 삶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니까. 각자의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시대 속에서 이 책은 더욱 낯설고도 묵직하게 다가왔다.산골 마을에 남은 할머니들은 떠난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현실을 체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들이 사랑하는 마을을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되기를 바라며 벚나무 1,000그루를 심는다. 그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끝내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삽을 드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자신이 누리지 못할 미래를 위해 오늘을 내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할머니들의 선택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당장의 보상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묵묵히 이어가는 마음이 무엇보다 귀하게 느껴졌다.책을 덮고 나니 문득 '사랑'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사랑을 흔히 내 곁에 두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 속 할머니들의 사랑은 조금 달랐다. 내가 사랑하는 마을을 다른 사람도 사랑해 주기를 바라고, 그 마음 하나로 긴 시간을 견디며 나무를 심는다. 그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오래 마음에 남았다.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결과를 먼저 떠올리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이 책은 결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벚나무 1,000그루는 언젠가 피어날 봄을 믿는 마음이었다. 꽃이 피는 계절을 끝내 맞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무를 심는 사람들 덕분에 어떤 풍경은 이어진다. 미래는 거창한 변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름 없이 누군가가 심어 둔 작은 희망들이 차곡차곡 자라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 그림책은 조용히 보여준다.- 위 도서는 사파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독서모임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사파리 #산골할머니의벚나무1000그루 #타다노부키 #김숙 #동화책 #그림책 #도서지원 #독서모임지원 #독서모임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