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공포》 | 이종산·정보라·허진희 지음호러 장르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한 번은 나오는 말이 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그때는 웃으며 말했지만 《태양 공포》를 읽고 나니 이 문장이 왜 유효한 문장이었는지 목덜미를 서늘하게 만든다.이 책은 세 편의 호러 소설을 담고 있지만, 작품 속 공포는 귀신이나 괴물보다 현실에 더 가까이 있다. 「태양 공포」에서는 사회의 경계에 선 존재가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탈출기」에서는 피해자가 오히려 의심받고 고립되는 부조리한 현실이 펼쳐진다. 「피터와 모」 역시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속에 숨어 있는 상처와 외로움을 들여다본다.설정만 보면 비현실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은 낯설지 않다. 누군가를 배척하는 시선,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압박, 상처를 안고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작가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벼랑 끝까지 내몰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 생존자를 응원하고 가해자를 저주하는 마음,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 낸 어둠의 공포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이 책은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의 공포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되묻게 만든다.책을 덮고 나서도 무서운 장면보다 등장인물들이 남겼던 감정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두려움과 외로움, 억울함과 생존에 대한 의지까지. 그래서 《태양 공포》는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호러 소설이었다.*위 도서는 스프링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태양공포 #앤솔러지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