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신소희 옮김 / 마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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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지음

나는 심리학 책을 읽을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한다. 분명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인데도 정작 읽는 일은 쉽지 않다. 《듣기의 기술》 역시 그랬다. 특히 1부는 프로이트 이론에 대한 비판과 정신분석의 원리를 설명하는 내용이 중심이라 여러 번 읽으며 따라가야 했다. 솔직히 말하면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2부에 들어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실제 상담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앞서 설명된 이론들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담자의 말과 행동, 꿈에 담긴 의미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한 사람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덕분에 어렵게 느껴졌던 내용들도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책에 소개된 상담이 오래전에 이루어졌음에도 전혀 낡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관계 속에서 상처받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인간의 고민은 생각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에리히 프롬의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롬은 정신분석을 단순히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한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더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에 가깝게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답을 주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들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어렵게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오래 곱씹게 되는 책이었다.

*위 도서는 마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주 #에리히프롬 #듣기의기술 #정신분석학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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