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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하는 청년들 - ‘풍요로운 고립의 시대’에 홀로 남겨진 이들에 관하여
강지윤.양민희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5월
평점 :
《은둔하는 청년들》 | 강지윤, 양민희 지음
출간 소식을 듣고 언제 읽을 수 있을까 기다렸던 책이다. 감사하게도 은행나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조금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고립은 '됐다'고 하면서, 은둔은 왜 '했다'고 표현할까.”
수동태와 능동태의 시차 속에서 저자들은 한 가지 질문을 붙든다. 방 안에 머무는 것은 정말 개인의 선택이었을까.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은둔은 더 이상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풍경으로 다가온다.
“실패를 극복할 기회가 아닌, 실패해도 괜찮은 사회가 필요하다.”
한국 청년들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실패는 성장의 과정으로 이야기되지만, 현실에서 실패는 종종 관계와 기회, 존엄까지 잃게 만드는 낙인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를 극복할 기회만이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고립의 위기를 품고 사는 예비 고립자일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은둔 청년들의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매일 무수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지만, 나는 정말 그들과 연결되어 있을까. 가족의 안부를 메신저 몇 줄로 대신하고, 친구들과의 만남과 대화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몇 장으로 서로의 근황을 짐작한다. 속마음을 인공지능에게 털어놓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고립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예비 고립자들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해결책부터 찾으려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제안하는 방법, 즉 누군가를 재촉하거나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것, 평가와 조건 없이 곁을 내어주는 것, 목적 없이 함께 웃고 울며 시간을 보내는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은둔하는 청년들》은 닫힌 방문 뒤의 고통을 기록한 르포를 넘어, 왜 우리가 기꺼이 시간을 내어 타인에게 가닿아야 하는지 묻는 책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은둔 청년들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하고 있다.
*위 도서는 은행나무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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