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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X 한국사 - 혐오를 멈추고 시대를 읽는 현대사 수업
김재원 지음 / 날리지 / 2026년 5월
평점 :
🇰🇷 《세대X 한국사》 | 김재원 지음
"당신의 그 아픈 시대가, 결국 나의 시대였습니다."
10년 단위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세대론은 과연 얼마나 유효할까. 저자는 "같은 1990년대에 태어났더라도 강남 아파트를 증여받을 준비가 된 청년과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청년이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출생연도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세대론을 무너뜨리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하는 세대 갈등의 프레임을 먼저 보여준 뒤, 각 세대가 어떤 시대를 통과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를 한국 현대사와 함께 설명한다. 새마을운동, 민주화 운동, IMF, IT 혁명, 촛불집회, 코로나19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세대별 특징은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각자가 통과한 시대가 남긴 흔적으로 읽힌다.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을 단순한 나이나 출생연도가 아니라 경험에서 찾는 접근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고작 3-4살 차이인데도 학생인권조례를 경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또 몇 년 차이로 세월호 이후의 수학여행과 소풍을 경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갈린다. 팬데믹으로 현장에서 경험하는 대학 생활을 잃어버린 사람도 존재한다. 결국 우리를 만든 것은 세대라는 이름보다 각자가 지나온 시간에 가까웠다.
보통 책을 읽을 때면 제목이 뜻하는 바를 곱씹게 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의 X를 미지수라고 생각했다. 세대 간의 간극과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뜻하는 기호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니 X는 미지수보다 교차점(cross)이자 곱하기 기호에 가까워 보였다. 저자가 말하듯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중력장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같은 시대를 살았더라도 누구는 성장의 과실을 누렸고, 누구는 생존을 위해 버텨야 했다. 그렇게 각자의 시대와 환경, 경험이 서로 교차하고 곱해지며 하나의 삶이 만들어진다.
"단 한 세대도 쉬웠던 적이 없었고, 단 한 세대도 억울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결국 《세대X 한국사》의 X는 누군가를 하나의 세대로 규정하는 기호가 아니라, 서로 다른 중력장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지점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
*위 도서는 비욘드날리지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이 담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