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소니아 나무는 왜 새를 죽일까? - 식물학 ㅣ 질문하는 과학 15
이영숙.최배영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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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소니아 나무는 왜 새를 죽일까?》| 이영숙, 최배영 글, 나오미양 그림

법적으로 어른이 되면 청소년기에 익혔어야 할 지식들도 함께 머릿속에 업로드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아는 것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스스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어제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채 살아가게 된다.

돌이켜보면 청소년기에 읽었어야 할 책들을 많이 놓쳤다. 그때 나의 모든 관심은 문학에 있었고, 과학 서적을 읽는다는 것은 공부의 연장선처럼 느껴졌다. 그 시기에 쌓았어야 할 지식의 빈틈을 성인이 된 후에야 발견했다. 배우기에 늦은 때는 없지만, 뒤늦게 채우려니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알파벳을 모르고 문장을 쓸 수 없듯, 기초 지식 없이 난도가 높은 식물학 서적을 읽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 읽은 나무를심는사람들의 《피소니아 나무는 왜 새를 죽일까?》는 그런 빈틈을 메워 나갈 수 있는, 쉽고 잘 읽히는 책이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이 어떻게 5억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이 책은 그들이 만들어 낸 다양한 생존 전략과 공생, 경쟁, 유전, 기후위기 이야기를 40개의 질문으로 풀어낸 식물 교양서다.

식물을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느끼고, 경쟁하고,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며 안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환경에도 적응하는 능동적인 생명체로 바라본다. 특히 식물학을 단순한 생물 지식이 아니라 생태계와 인간의 미래를 이해하는 학문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최근에 읽은 《자연의 상상력》과 결이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마치 아이의 탄생부터 성장을 이야기하듯 씨앗에서 출발해 식물의 성장과 생존 전략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식물들끼리 햇빛과 영양분을 두고 경쟁하기도 하고, 곰팡이와 공생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도 한다. 제목이 된 피소니아 나무 역시 인상적이었다. 끈적한 씨앗을 새의 몸에 붙여 멀리 퍼뜨리는 과정에서 때로는 새가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인간의 시선으로는 잔혹하게 느껴지지만, 식물에게는 살아남기 위한 전략일 뿐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식물을 지나치게 낭만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식물을 평화롭고 수동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이 책 속 식물들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끊임없이 환경에 적응한다. 그렇게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자 거리의 가로수와 화분 속 식물도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획된 책답게 설명은 쉽고 친절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과학 교양서를 오랜만에 읽는 성인이나, 식물에 대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

*위 도서는 나무를 심는 사람들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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