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 어린이처럼 모든 순간을 사는 법
박상아 지음 / 부키 / 2026년 4월
평점 :
🫧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 박상아 지음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은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지만, 결국 어른이 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초등학교 교사가 바라본 아이들의 세계는 순수하고 따뜻하면서도, 잊고 지낸 감정들을 조용히 끌어올린다. 읽는 동안 나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나를 다시 마주하는 경험이었다.
책 속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 같다. 결과를 계산하기보다 “그냥 해봐도 돼요?”라고 묻고, 친구의 속도에 자연스럽게 맞춘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 한마디를 오래 마음에 담아두는 그 단순한 진심이 오래 남았다. 느리고 서툴지만, 그 안에는 꾸밈없는 마음이 있었다.
“아이들의 동심은 어른들이 잃어버린 초심”이라는 문장에 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릴 때의 나는 이유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가능성과 효율부터 따진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머뭇거리는 사이에 단순했던 마음은 점점 멀어져 있었다.
아이들이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도 인상 깊다.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마음은 언제나 크다”는 저자의 표현처럼, 아이들은 감정을 아끼지 않는다. 말 한마디를 소중히 기억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왜 이런 단순한 진심에 점점 서툴러지는 걸까. 다정함에도 계산이 필요하다고 믿는 순간부터, 마음은 조금씩 굳어졌는지도 모른다.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은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읽는 내내 웃음이 나다가도, 어느 순간 조용히 멈춰 서서 내 안의 감정을 다시 꺼내 보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었다.
어린 시절의 다정함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남아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상처받지 않으려 단단해진 줄 알았지만, 사실은 마음을 숨기는 법만 익숙해졌던 건 아닐까.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처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다시 마음을 내어줄 수 있는 힘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잊고 있던 그 감각을 조용히 다시 꺼내 보여주는 다정한 기록이었다.
🔖
이들도 어릴 적에는 토끼 인형을 창틀에 올려놓은 이름 모를 아이나 친구들의 불편함을 헤아리는 지호 같은 어린이가 아니었을까. 주변을 맴돌며 작은 온기를 남기는 다정함의 출처를 생각하다 보면, 왠지 모르게 그들의 어린 시절도 궁금해진다. 어린이들의 다정함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세상 구석구석에 오래도록 남아 있으면 좋겠다.
*위 도서는 부키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부키 #투명하지만깨지지않는 #박상아 #어린이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