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한국 엄마에게 - 조작과 오류로 덧칠된 초국가적 입양 산업의 민낯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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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한국 엄마에게》|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

나는 신간 도서를 좋아한다. 심심하면 인터넷 서점 앱에 들어가 신간 탭을 구경하며 어떤 책이 나왔는지 아이쇼핑을 한다. 그러다 《너의 한국 엄마에게》의 표지를 보게 되었는데,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될 거야.’ 출간을 기다리다가 감사하게도 도서출판 푸른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먼저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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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입양이 '좋은 일'이라는 서사에 단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부모를 얻고, 부모는 간절히 기다려 온 아이를 얻는 일. 그것이 전부라고 믿었다. 그렇다면 왜 나는 묻지 않았을까? 생모들은 과연 어떻게 돌봄을 받았는지, 그리고 왜 나는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입양 보낸다는 이야기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는지.

《너의 한국 엄마에게》는 노르웨이의 사회학자이자 한국 아동을 두 명 입양해 키운 어머니인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국제입양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함께 엮어낸 책이다. 개인의 서사를 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구조적 문제로 확장해 나가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의 해외입양 관련 다큐멘터리나 에세이와 달리, 과거를 추적하고 질문을 축적해 나가는 르포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 책의 힘은 거리감과 밀착 사이의 균형에 있다. 저자는 “국제 입양이 어떻게 국가와 조직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러 체계 속에서 형성되고 정상화되었는지”(p.11)를 추적하며, 개인의 선택처럼 보였던 입양이 실제로는 거대한 제도와 산업 속에서 이루어진 일임을 드러낸다. 동시에 “단지 서명만 하면 아이를 보내주겠다는” 장면(p.58)처럼 구체적인 순간들을 통해 구조가 어떻게 현실 속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이 더욱 깊게 다가오는 이유는 저자의 성찰이 과장 없이 절제된 방식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권리로 아이들을 그들의 가족과 문화로부터 떼어 놓았는가”(p.212)라는 질문은 감정에 기대기보다 독자를 조용히 멈춰 세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이를 해외로 보낸 나라”였다는 사실(p.18)과, 수만 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보내졌다는 통계(p.156)는 개인의 이야기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확장시킨다.

‘선의’라는 이름 아래 작동해온 해외 입양 시스템을 의심하게 되는 지점도 인상적이다. 입양 기관의 정보 은폐와 절차상의 문제들(p.237), 그리고 입양인이 겪는 “끝없는 유아화”(p.277)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기록을 통해 드러난 사실들에 근거한 조용한 문제 제기다.

《너의 한국 엄마에게》는 감정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기는 드문 르포다. 이 책은 독자를 설득하기보다 보여주고,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쉽게 닫히지 않는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었고, 무엇을 외면해 왔는가. 이 책은 그 불편한 물음을 끝까지 붙들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불린다. 《너의 한국 엄마에게》는 그 익숙한 개념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은 가족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어떤 사회적 구조와 선택이 개입되어 있는지를 묻는다.

특히 국제입양이라는 주제를 통해 “누가 누구의 가족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가족의 경계를 흔든다. 그래서 이 책을 5월에 읽는 경험은 가족을 단순히 기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의미를 조금 더 넓고 복합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가족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읽기가 될 것이다.

*위 도서는 도서출판 푸른숲으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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