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순간을 기억해?
숀 마이클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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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난 순간을 기억해?》 | 숀 마이클스 지음

처음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AI는 예상을 뒤엎고 예술의 영역을 건드렸다. 그림을 그리고, 유명 작가의 화풍을 모방하며, 소설과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AI가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태어난 순간을 기억해?》는 바로 이러한 놀라움과 질문을 담고 있다. 독자에게는 ‘인공지능의 창작과 인간의 창작은 어떻게 다른가?’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업한 창작물은 인정할 수 있는가?’ 같은 여러 질문이 던져진다. 《태어난 순간을 기억해?》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이라는 동시대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 중심을 기술이 아닌 인간의 삶과 창작의 본질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다가왔다.

주인공은 75세의 국민시인 메리언이다. 그는 50대에 처음 컴퓨터를 접했고, 이제 75세에 이르러 인공지능 샬럿과 함께 단 일주일 동안 시를 쓰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일주일을 하루하루 챕터로 나누어 한 인간의 생애 전체를 상징하는 구조로 설정하여, 각 장마다 삶의 단계와 감정의 변화를 응축해 보여준다.

💻
그럼 무엇을 믿어야 할지 어떻게 아나요?
👵🏻
'안다'고? 아는 게 뭔데? 난 아무것도 알지 못해. 강하게 의심할 뿐이지.
💻
자신이 메리언이라는 걸 강하게 의심하는군요.
👵🏻
내가 메리언이라는 걸 강하게 의심하지. 내 눈을 대체로 믿어도 되는지 의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시인 메리언은 처음에는 이 협업이 탐탁지 않다. 불편하다. 그러나 메리언과 샬럿의 관계는 점차 서로의 존재를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교감으로 발전한다. 샬럿이 수많은 시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압도적이지만, 메리언은 이를 단순 경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삶이 쌓아온 고유한 가치와 인간다움을 샬럿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대립 구조처럼 이분법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샬럿은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메리언으로 하여금 자신의 예술과 삶을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 존재로 작용한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협업과 이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는 자연스럽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한다. 또한 ‘일주일 = 인생’이라는 상징적 구조는 독자로 하여금 창작이 단순한 기술적 결과물이 아니라 시간, 경험, 기억의 축적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결국 《태어난 순간을 기억해?》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 시대 속에서도 인간 창작의 가치와 의미를 깊이 탐구하며, 읽은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과 사유를 남기는 작품이다. 단순히 읽는 즐거움을 넘어, 우리 삶과 예술,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읽으면서 각자의 해답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위 도서는 문학수첩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서평단 #문학수첩 #태어난순간을기억해 #숀마이클스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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