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전면 개정판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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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지음

우리는 매일 도시를 걷지만, 그 도시를 이해하며 걷지는 않는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바로 그 무심한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책이다. 건물과 도로, 익숙한 풍경으로만 보이던 도시를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 바라보게 만드는 순간, 우리가 알고 있던 도시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유현준은 건축가이자 교수로서, 도시를 단순한 설계의 결과물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이 축적된 결과로 설명한다. 특히 그는 복잡한 도시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며, 건축을 넘어 역사·경제·사회까지 연결된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흩어져 있던 지식들이 하나로 이어지는 경험이었다. 평소 책을 읽으면서도 깊이 있게 읽어내지 못한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통섭“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도시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세지다. 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라는 이 관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던 공간을 새롭게 읽게 만든다. 왜 어떤 골목은 사람들로 가득 차고, 어떤 거리는 빠르게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비로소 설명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 도시는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해석의 대상이 된다.

10주년 개정판은 이러한 통찰을 현재의 도시로 확장한다. 특히 성수동과 같은 도시재생 사례는 공간의 구조가 사람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고, 그 흐름이 다시 도시의 성격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과거의 이론이 현재의 도시 속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교양서를 넘어 지금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로 기능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사실은, 이 책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읽히고 사랑받아 왔다는 점이다.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콘텐츠의 시대에, 하나의 책이 오랜 시간 독자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그 안에 담긴 통찰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번 개정판은 그 통찰이 여전히 현재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더 이상 아무 생각 없이 거리를 걷기 어려워진다. 우리가 걷고, 머무르고, 선택하는 모든 움직임이 도시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도시는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 속에서 형성된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그 사실을 가장 명료하고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위 도서는 을유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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