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는 밤》 | 전지나 지음“엄마는 아마 상상도 못할 거야. 내가 얼마나 씩씩하게 걸어갔는지.”깜깜한 밤,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집에 홀로 남겨져 있다. 단단히 옷을 껴입고 겨울밤을 걸어 나서는 아이의 순간이 고요하면서도 깊은 여운으로 담긴다.원하는 색을 구현하기 위해 수차례의 배합과 인쇄를 거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5도 인쇄로 제작되어 사진보다 실물이 더 아름답다.”는 작가님의 메세지가 펼치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깊고 푸른 밤의 색감이 이 그림책의 정서를 한층 풍부하게 끌어올린다.《아무 일 없는 밤》은 작가의 과거 기억 한 조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기억은 이야기가 되고, 그 위에 그림이 덧입혀지며, 끝내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 머무는 하나의 노래로 완성된다. 단순한 서사를 넘어 감각을 확장하며 전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이 작품은 타임머신 없이도 우리가 다시 과거의 감정과 마주할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운다.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기억을 불러내고, 그것을 현재의 시선으로 되새기는 경험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담담하게 전한다.그림책을 단순히 어린이의 것으로 한정 짓기보다는, 어린 시절을 지나온 어른의 시선으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아무 일 없는 밤》은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이어 주는 다리가 되어, 오래도록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위 도서는 전지나 작가님으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아무일없는밤 #전지나 #전지나그림책 #어른을위한그림책 #거의동그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