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7.2도.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눌 때의 체온이라고 하지요.
세상에 막 나왔을 때 신생아의 체온 역시 37.2도.
미열과 고열의 기준이 되는 온도도 대략 그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에게 37.2도는 생명의 온도인 셈이지요.
나비에게 그건 30도입니다.
나비가 날기 위해서는 몸이 뜨거워져야 하는데요.
그 기준이 바로 30도.
그 이상의 체온을 유지해야만 비상이 가능하다고 하지요.
우리는 모두 한때 미열의 계절을 통과합니다.
청춘이란 몸이 뜨거운 시기일 텐데요.
그게 사랑이었는지, 비상의 욕망이었는지,
아무튼 알 수 없는 어떤 것들로 마음을 앓았을 때
우리의 혈관 속엔 열이 떠다녔습니다.
살면서 가끔 마음의 수은주가 내려거나 할 땐
그 열이 그리워지기도 하지요.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열보존의 법칙` 같은 게 있다면,
그래서 내가 잃어버린 그 열들이 영영 사라져버린 게 아니라,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잠시, 덥히고 있는 중이라면 좋겠습니다.
먼 산의 이마가 붉습니다.
나무들에도 미열이 번지는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