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탐닉 - 신이현의 열대를 보내는 다섯 가지 방법
신이현 지음 / 이야기가있는집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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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와 레몽의 집]을 읽으면서 털털한 여자인줄은 알았다만, 이렇게 거칠고 무례한 여자는 처음 봤다.

신이현, 잘못하다간 이 여자작가의 모든 책을 구매해버릴것 같다. 신이현의 신간도서, 열대탐닉은 그녀가 열대에서 6년간을 살며

만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그들의 실명대신 별명을 붙여 익명을 보장하지만 그 내용이 워낙 적나라하고 솔직하여 내가 열대에 간다면 그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것만 같다.

털털하고 의사표현이 확실한 언니인줄은 알았지만, '제기랄'을 외치며 청춘들의 한낱 가을바람 같은 섹스에 대해서도 속 시원하게 써내려가는 이언니 아주 매력적이다. 거칠면서 섹슈얼한 문체가 독자를 압도한달까.

[열대 탐닉]에는 신이현 작가가 본 절대적인 사실과 더 나아가 작가가 상상한 생각들이 함께 적혀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에 따른 가치관도 매우 특이하고 남다르다.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내부터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 남편과 아이 둘을 놓고 열대로 건너온 여자까지.. 손을 놓을래야 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는 TV에서 방영하는 막장 드라마에 환호한다. 모든일을 제쳐두고 서로를 물고 쫓기는 장면에 눈을 못뗀다. 우리는 그것을 '막장'이라고 일컫지만, 사실은 우리의 진짜 인생들도 거의 막장이 아닐까? 드라마보다도 더한 삶이 바로 자신의 삶이 아닐까. 누구나 사연은 있다.

아픔도, 가슴 시린 사랑했던 추억도 있다.

신이현 작가의 [열대 탐닉]을 읽으면서 열대에 몸을 던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과일 자체를 좋아하지 않은 나지만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망고와 두리안을 입에 넣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 무르익을때로 익어서 나무에서 툭툭 떨어진다는 그 망고를, 노란 즙을 느끼고 싶다.

그녀의 책에는 늘 과일이 있다. 책에서 과일 향이 난다. 이번 [열대 탐닉]은 정말 익을대로 익어서 노란 즙이 죽죽 흐른다.

책을 읽으며 작은 소망이 생겼다. '열대 과일'같은 여자가 되는것은 어떨까? 얼마나 매력적일까. 무르익을대로 익어 뽀얗고 노오란 달콤한 즙과 향이 새어나오는 매력적인 여자가 되고 싶다. 아마 앞으로 이 책을 읽게될 독자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당장에 열대로 달려가고 싶어 계획을 세울지도 모르지. 아줌마 파워가 느껴질 정도로 쿨한, 그러나 아주 농염한 그녀의 글에  곧 매료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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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회색 말 산문이 있는 집 1
온다 리쿠 지음, 박재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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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하기 싫었던 고등학생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일본소설을 읽은적이 있다. 수능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그때 한참 책에 빠져 자습시간을 책 읽는데 투자했었다. 대학생이 된 후도 그때의 기억이 좋아, 일본소설을 줄곧 찾아 읽는다.

서점에 가면 일본소설 코너에 꼭 들리는데 그 이유는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사기 위함이다. 그들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할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두 사람의 책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온다 리쿠의 소설을 아주 사랑하는데, 이번에 접하게 된 "토요일은 회색말" 작품은 그녀에게 영향을 준 책과 영화를 에세이로 엮은 책이다.

흰바탕에 회색빛이 감도는 그림체가 아주 정갈하다. 토요일은 회색말? 제목자체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에세이 형식이라서 나눠 읽기가 편했다. 요즘 워크숍 공연준비로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토요일은 회색말'은 그녀가 보았던 책과 영화,음악에 대해 작품별로 나눠서 감명받았던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짬짬이 읽기 편했다.

 

사람들은 온다 리쿠를 호러작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면 바로 알것이다. 소녀같은 감성 사이로 차가운 뱀이 미끄러져가는듯 등골이 오싹해진다. 온다 리쿠는 자신을 어떠한 장르작가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녀의 말에 극히 공감하는 바다,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거지 꼭 호러작가가 되버린 온다 리쿠를 만나고 싶은게 아니니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그녀가 생각하는 소설, 여행의 정의와 삶의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고 글을 쓰는지에 대한 것들이였다.

책 쓰기도 바쁠텐데 수많은 책들을 읽고 일부러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면 그녀의 삶은 이미 책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되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일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토요일은 회색말'은 그녀의 놀라운 이야기들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전에 주의했으면 하는점이 있다. 온다 리쿠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바로 접한다면 아마 책장에 바로 꽂게 될 것이다.

 

'토요일은 회색말'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겠다. 첫째, 온다 리쿠의 작품을 한권이라도 읽고 접할 것. 둘째, 책에서 그녀가 소개하는 작품들을 먼저 감상하고 그녀의 글을 읽어 볼것. 셋째, 온다 리쿠의 팬이라면 무조건 볼것. 넷째, 작가지망생이라면 혹은 일본소설을 사랑하는 이라면 일본유명소설가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꼭 읽어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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