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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회색 말 ㅣ 산문이 있는 집 1
온다 리쿠 지음, 박재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4년 6월
평점 :
공부가 하기 싫었던 고등학생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일본소설을 읽은적이 있다. 수능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그때 한참 책에 빠져 자습시간을 책 읽는데 투자했었다. 대학생이 된 후도 그때의 기억이 좋아, 일본소설을 줄곧 찾아 읽는다.
서점에 가면 일본소설 코너에 꼭 들리는데 그 이유는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사기 위함이다. 그들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말할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두 사람의 책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온다 리쿠의 소설을 아주 사랑하는데, 이번에 접하게 된 "토요일은 회색말" 작품은 그녀에게 영향을 준 책과 영화를 에세이로 엮은 책이다.
흰바탕에 회색빛이 감도는 그림체가 아주 정갈하다. 토요일은 회색말? 제목자체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에세이 형식이라서 나눠 읽기가 편했다. 요즘 워크숍 공연준비로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토요일은 회색말'은 그녀가 보았던 책과 영화,음악에 대해 작품별로 나눠서 감명받았던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짬짬이 읽기 편했다.
사람들은 온다 리쿠를 호러작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면 바로 알것이다. 소녀같은 감성 사이로 차가운 뱀이 미끄러져가는듯 등골이 오싹해진다. 온다 리쿠는 자신을 어떠한 장르작가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녀의 말에 극히 공감하는 바다, 우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거지 꼭 호러작가가 되버린 온다 리쿠를 만나고 싶은게 아니니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그녀가 생각하는 소설, 여행의 정의와 삶의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고 글을 쓰는지에 대한 것들이였다.
책 쓰기도 바쁠텐데 수많은 책들을 읽고 일부러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면 그녀의 삶은 이미 책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되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일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토요일은 회색말'은 그녀의 놀라운 이야기들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전에 주의했으면 하는점이 있다. 온다 리쿠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바로 접한다면 아마 책장에 바로 꽂게 될 것이다.
'토요일은 회색말'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을 알려주겠다. 첫째, 온다 리쿠의 작품을 한권이라도 읽고 접할 것. 둘째, 책에서 그녀가 소개하는 작품들을 먼저 감상하고 그녀의 글을 읽어 볼것. 셋째, 온다 리쿠의 팬이라면 무조건 볼것. 넷째, 작가지망생이라면 혹은 일본소설을 사랑하는 이라면 일본유명소설가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꼭 읽어볼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