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살
이태제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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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살의 창궐로 인해 범죄가 사라진 지구,

인류는 정말 도덕적으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을까"

2035년, 아프리카 대륙 남단에 운석이 불시착한다. 그 운석에 묻어온 푸른 살 포자가 뇌에 기생하며 인간의 폭력성을 제어하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지금 2095년 현재, 많은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드러낸 폭력성 때문에 피부가 조금씩 푸른 살로 변한다. 인간에게 고통을 일으키고 결국 발작을 하게 만드는 푸른 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푸른 살이 늘어난 인간의 경우는 결국 청나무로 변하게 되는데, 청나무 제거팀 소속인 휴머노이드 " 레미 "는 낡은 빌라를 무너뜨릴지도 모르는 청나무를 제거하기 위해 파견된다.

한때는 인간이었으나 지금은 거대한 나무가 되어버린 존재를 제거하던 중 레미는 한 어린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나무가 되어버린 엄마를 지키겠다고 레미에게 도끼를 휘두르다 그만 푸른 살이 일으킨 발작으로 기절하게 되는 어린아이 " 동수 ". 기절한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었던 레미는 빌라 밖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와 자신이 타고 온 트럭에 태우는데, 그 순간 그들은 종이봉투를 덮어써서 정체를 알 수 없던 괴한들에 의해서 납치가 되고 만다.

한편, 한국의 한얼 시 거리에서 휴머노이드 경찰 둘과 인간 경찰 한 명이 희생된 사건이 발생한다. 주변 CCTV를 조사한 결과, 국제교소도를 탈출한 3명의 인디고 탈옥수들이 경찰들을 죽이고 휴머노이드 레미와 동수를 납치한 것으로 밝혀진다. 푸른 살에 강한 내성을 가진 인디고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많은 폭력을 저질러도 충격이 덜한 편이다. 사건을 맡은 드레스덴 경감은 이들 탈옥수 중에서 10년 전 " 섬광 대학살 " 을 일으켜서 전 세계 2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청나무로 변하게 한 그놈 " 아이버스터" 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닷새 뒤면 한국에 " 금환 일식 " 즉, 폭력을 저질러도 고통을 겪지 않는 무통 주간이 시작되면 범죄가 기승할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 " 아이버스터 "를 신으로 추앙하는 완전 자유 연대가 이 모든 테러 사대의 배후에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외계에서 날아온 푸른색 포자에 의해서 뇌를 점령당한 인류. 그들은 조금의 폭력성만 보여도 기절할 만큼의 고통과 발작을 겪게 된다. 되도록 폭력성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인류는 조금씩 푸른 살에 뒤덮이다가 결국엔 나무로 변해 종말을 맞게 된다. 고통도 겪고 싶어 하지 않고 나무로 변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 부유층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서 사이보그가 되는 수술을 감행한다. 소설 [푸른 살]은 현재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인간 본성, 즉 폭력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 인간이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을까? "

작가가 제시하는 2095년의 디스토피아 세계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어둡고 기괴하지만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 코로나 사태, 러시아 전쟁 등등 세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을 겪고 있다. 만약 폭력과 파괴라는 인간 본성을 억누를 수 있는 제재가 생긴다면 아마 우리는 반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들여다본 세상은 " 푸른 살 "로 인해 통제가 되고 평화롭기보다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사이보그가 되고자 불법 수술을 감행했다가 죽게 되는 사람들... 뇌와 푸른 살에 집착하여 생체 실험을 반복하는 미친 과학자... 먹고살기 위해 폭력을 저질렀다가 한순간에 나무가 되어버린 사람들... 소설 [푸른 살]이 그려내는 세상은 혼란의 도가니이지만 독자들의 눈에는 흥미진진 그 자체이다. 납치된 휴머노이드 레미와 동수 그리고 탈옥수 3명.. 이들을 쫓는 드레스덴 경감과 정부 소속 요원인 한결.. 과연 이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결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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