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로리 넬슨 스필먼의 작품 "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 은 멋진 이탈리아 지역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비밀을 밝히고 그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감동적이고 놀라운 소설이다. 200년 넘게, 폰타나 가족에게는 저주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둘째 딸은 영원히 함께 하는 사랑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뉴욕의 브루클린에 있는 이탈리아 이주민 지역에서 가족이 운영하는 빵집의 파티시에로 일하고 있는 에밀리아. 그녀가 바로 폰타나 가문 둘째 딸의 저주를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자신의 집도 있고 고양이도 키우는 그녀는, 사랑을 찾을 수 없을 거라는 저주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으려고 애를 쓰는 편이다.

내가 처음으로 폰타나 가문 둘째 딸의 저주를 눈치챈 것은 일곱 살 때였다. 사회 시간에 가계도를 그리게 됐는데 나는 외가 쪽, 그러니까 폰타나 가문을 선택했다. 단 3초 만에 내 가계를 다 살펴본 레지나 수녀 선생님이 내가 미처 몰랐고 어쩌면 알고 싶지도 않았을 사실을 불쑥 꺼냈다. “네 가계도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 전부 말이야.” 선생님이 얼굴을 찌푸리면서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상하구나. 다 둘째 딸이네.” p.41

하지만 의연한 에밀리아에 비해서 사촌 루시아나는 저주에 대해서 몹시도 신경을 쓰는 바람에 평생 사랑을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는 남자라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필사적으로 붙들려고 하는 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가족들과 연을 끊어서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모할머니 포피 ( 그녀도 둘째 딸이다)에게서 초대를 받아서 이탈리아 여행을 할 기회가 생긴다. 포피는 그녀들이 자신의 여행에 동반해 준다면 80세 생일에 라벨로 대성당에서 평생의 인연을 만나 둘째 딸에게 덧씌워진 저주를 깨버리겠다고 한다.

가족들, 특히 에밀리아를 키운 할머니는 아주 오래전에 일어났던 일로 인해서 가족 중 그 누구도 포피와 접촉해선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이탈리아로 여행 가는 것은 에밀리아의 평생의 꿈이었고 크게 개의치 않고 살아가려고 했건만, 그런 에밀리아에게도 저주가 없어진다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리는 소리였던 것! 특히 남자 없는 삶은 불행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남자를 찾아 나서는 루시아나에게는 더욱더 포기 못할 제안이었던 것! 그들은 할머니를 거역하고 포피를 따라 이탈리아 여행을 나서게 되는데..

수십 년간, 가족들이 꽁꽁 감춰온 비밀들.. 어쩌면 가족들의 결속을 무너뜨릴 수도 있을 비밀들은 과연 무엇일까? 에밀리아와 루시아나 둘 다 인생의 행복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내면에서부터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거대한 울타리를 넘어설 수 있도록 자기주장을 하기로 결심하고 여행을 떠나게 되지만,, 과연 포피와 에밀리아 그리고 루시아나는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이모할머니 포피가 말한 것처럼 그들에게 내려진 저주가 쉽게 풀릴 것인가?

"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 이란 책은 사랑과 상실 그리고 가족의 비밀과 용기 등등을 담고 있는 감동적이고 따뜻한 가족 성장 소설이다. 요즘 들어서 많이 변하긴 했지만 우리나라도 가족 위주의 삶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그저 퍼주기만 하던 K 장녀가 있던 시절이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런 의무가 둘째 딸에게 많이 주어졌었나 보다. 소설의 앞부분에서는 에밀리가 전통과 관습에 짓눌려서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소심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조금 답답했는데, 포피를 만나고 그녀가 지키지 못했던 첫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에밀리아는 주변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그리고 주체적으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곧 가족사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탈리아 여행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소개된 아름다운 그 땅으로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가족사에 담긴 비밀과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비로소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