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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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제일 먼저 은행 털이를 떠올렸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도 물욕의 지배를 어쩔 수 없이 받았나 보다. 어쨌든 투명 인간이 되면 다른 사람의 눈에서 벗어나 내 마음대로 뭔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는 이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생체 실험의 무서움을 잘 몰랐었다. 다시 말해서, “ 투명 인간 ” 이 되면서 오히려 남의 이목을 끌었던 천재 과학자 그리핀의 처절한 운명을 몰랐기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허버트 조지 웰스, 우리에게 H.G.Wells 로 잘 알려진 이 SF 대가에게는 몇몇 유명한 작품들이 있다. 그중에서 나는 [타임머신]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영화로도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것으로 기억한다. 작품 [투명 인간]은 이번에 처음 읽어보는데,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빛의 굴절과 흡수라는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쓰인 일종의 SF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시대를 앞서가는 공상과학적 요소와 함께 투명 인간이 되면서 겪게 되는 그리핀의 심리적 갈등, 범죄, 폭력 등등 여러 요소들이 섞이면서 공포소설의 느낌도 가지고 있다.

[투명 인간]은 천재 과학자인 그리핀이 한 작은 마을에 있는 여관 “ 역마차 ”라는 곳에 묵게 되면서 시작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눈에는 고글을 착용한 이상한 외모의 이방인. 그는 곧 참견하기 좋아하는 마을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된다. 그리핀은 혼자 조용하게 그동안 해왔던 연구와 실험을 계속하려고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은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결국 사람들과의 갈등 끝에 도주와 약탈을 반복하고 몸에 상처까지 입은 그리핀은 예전에 동료였던 켐프 박사를 찾아와 그동안 있었던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되는데.....


세상에는 평범함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있다.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발견에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 물리학자 그리핀이 바로 그런 남자였다. 그는 물질이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면서 색깔을 띤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연구를 한끝에 인간의 몸도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인체의 굴절률을 공기의 굴절률까지 조작하는 방법을 발명했던 것. 고양이를 통해 첫 실험에 거의 성공한 그는 곧바로 자신의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일에 착수하고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결국 투명 인간이 된 이후 겪게 된 많은 혼란과 자기 스스로의 광기에 의해서 강도, 약탈, 폭력 등등 범죄를 서슴지 않는다. 그가 천재였던 것은 분명했으나 이후 그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정말 어마어마했다고 할 수 있다.

작가 H.G. Wells 가 이 작품 [투명 인간]을 통해서 드러내려 한 것이 무엇일까? 천재 과학자의 위대한 업적을 몰라보고 한 이방인을 토끼몰이하듯 위협한 마을 사람들을 통해,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고 특이하다 싶으면 무조건 배척해버리는 어리석은 인간을 이야기하려 한 걸까? 아니면 투명해짐과 동시에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훔치는 등 천재였던 한 과학자가 드러낸 추악한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려 한 걸까? 아니면 이기적인 욕망으로만 과학을 사용한 그리핀의 비참한 최후를 통해서 과학이 어떻게 보면 " 양날의 검 " 이기에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건 간에 이 작품은 시대를 앞서나가는 명작임에 틀림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투명해지고 난 이후에 더욱 더 세상의 이목과 폭력에 시달리게 된 남자 이야기 [투명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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