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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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그냥 남편일 뿐이고 나는 에블린 휴고니까.”

책 표지에 나와있는 한 여인의 매혹적인 그린 드레스, 그런데 이 책은 그 드레스만큼이나 매혹적이다. 매혹적이라고 해서 마냥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망하는 영화계의 스타들, 그리고 스타들이 머무르는 선망의 장소 할리우드. 대중들의 인기와 환상을 먹고 사는 배우들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인데 사랑과 배신 그리고 야망과 책략 등등이 이 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스릴러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말하자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할리우드의 진짜 속내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모니크는 아방트라는 잡지 회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글솜씨가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 바닥에서 승승장구하기까지는 아직 실력도, 인지도도, 많이 부족한 상태다. 그런데 어느 날 아방트의 대표인 프랭키가 그녀에게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전설인 에블린 휴고가 자신에 대한 특집 기사를 내줄 사람으로 모니크를 특별히 지명했다는 것이었다. 뛸 듯이 기쁜 마음도 잠시, 모니크는 왜 에블린 같은 거물이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특별히 요청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이건 독자도 마찬가지.

소설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은 모니크가 에블린과 독대하며 인터뷰하는 현재 이야기와 과거 에블린이 할리우드에서 겪었던 사랑, 배신, 결혼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교체되면서 펼쳐진다. 뉴욕의 우범지대 헬스키친에서 폭력적인 쿠바 이민자 아버지와 함께 살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십 대 소녀 에블린. 그러나 그녀는 그때그때 현명한 대처와 판단을 통해서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런 과정이 대단히 드라마틱 하게 펼쳐지며 독자들을 몰입시키는 책이다. 대단히 계산적이고 계획적이며 권력, 출세 지향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에블린. 영화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계약 결혼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내 눈에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그녀가 굉장히 멋진 여자로 보였다.

소설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혹시 이 책이 할리우드의 특정 인물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대중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지탄을 받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은 계획 속에 있던 것! 연예 산업이란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대중들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살아남는 직업. 그것이 바로 연예인의 삶이구나.. 뭐 그런 생각. 에블린 휴고도 평생 그런 삶을 살았다. 대중들의 관심을 붙들어 놓는 삶,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 결국엔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삶.. 그러나 실제는 비밀로 가득 차 있는 삶.

에블린에 대해 읽으면 읽을수록 더 좋아졌다. 할리우드를 좌지우지하고 쌈 싸 먹은 여장부이지만 현실에서는 친구와의 의리를 중요시하고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한, 진정한 사랑을 아는 여자. 물론 경력을 위해 가짜로 연애를 한다거나 남자들을 많이 이용하긴 했지만 그것도 연예계라는 바닥의 본질을 알았기에 매우 영리하게 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할리우드의 황금기? 1950년대쯤? 분위기가 어땠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고 내가 몰랐던 부분이 많아서 놀라기도 했다. 나의 남은 의문점은 단 한 가지, 에블린 휴고가 왜 모니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걸까? 가슴 찡하고 놀라운 반전을 알고 싶다면 빨리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독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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