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코드
캐럴 스티버스 지음, 공보경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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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코드 프로젝트, 세상 끝에서 새로운 기원을 열다

카이와 마더 로봇 로지,

그 어느 때보다 종말적이고 위태로운 세상에서의 연대와 결속

때는 2049년, 미 정부의 주도하에 인간의 폐에 치명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노 미립자 DNA IC-NAN이 만들어진다. 미국은 이 DNA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전염성이 없기에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투에서 생물 무기로 사용한다. 그러나 사막 사이에 숨어있던 고세균의 게놈으로 숨어들어간 IC-NAN은 빠른 속도로 자가 분열을 하면서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퍼져버린 이 치명적인 나노 미립자. 과학자들은 서둘러 해결책 마련에 돌입하게 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타격을 입게 되면서 치료에 대한 희망은 없어 보인다.

IC-NAN으로 인해 인류 멸종이라는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과학자들은 완전한 멸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IC-NAN에 면역성이 있는 신인류를 탄생시키는 일이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질병을 봤을 때 아이들이 태어날 시점이면 이미 그들을 돌봐줄 인류가 남아있을 수도 없을 상황을 가정한 과학자들은 이 슈퍼 인류를 길러줄 엄마, 즉 마더 로봇을 만들게 된다. 아이들은 마더 로봇 안에 내장되어 있는 고치 속에서 영양분을 주입받다가 태어나게 되면 마더 로봇과 상호 작용을 하며 길러질 에정이다. 마더 로봇은 특별한데, 그 이유는 인류를 위해 배아를 제공한 여성들의 개별적 인성을 기초로 하여 제작된 특수한 지적 프로그램을 각각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특정 개인의 정보가 모두 담겨있는 특별한 로봇, 이것이 바로 마더 로봇이다.

저자 캐롤 스티버스는 이 책 마더 코드로 치명적인 생물 무기가 전 지구에 퍼졌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름끼치고 끔찍한 상황을 풀어놓는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를 위해서 많은 것을 해줬지만 정작 인간은 상당히 취약하기만 하다. 유전자 구조를 살짝 뒤틀어놓은 일만으로도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니... 그리고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로봇 밖에 없다니... 굉장히 비극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싶었고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상당히 암울함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책이 출간됨으로써 우리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책은 2049년 치명적 나노 미립자 DNA가 퍼져나가는 시점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또 다른 시간대를 보여준다. 약 10년 후인 2060년에서 시작되는 또다른 이야기. 아마도 신인류로 보이는 카이와 그를 돌봐주는 마더 로봇 로지가 등장한다. 사람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 황량한 사막, 그리고 발견된다 하더라도 시체로 등장하는 사람들. 어린 카이는 오직 로봇 로지를 믿고 다녀야 하는데 그들 사이에 상호작용이 대단히 원활해 보인다. 카이는 마더 로봇 로지를 완전히 엄마로 믿고 그녀를 신뢰하는 것 같다. 하지만 뭔가 아슬아슬한 상황이 보이는 듯 하다. 먹을 것과 물은 부족해지고 다른 사람들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상황. 그런데 어느날 카이는 샐리라는 이름의 신 인류와 그녀를 돌보는 마더 로봇 알파-C 와 만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이어질까?

생명공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질병이 퍼져나가는 상황은 다소 복잡하고 난해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처음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많아서 그들을 구분해가며 글을 읽기가 좀 힘들었긴 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인류를 구하려는 그들의 애타는 마음이 잘 느껴졌고 마더 로봇을 개발해내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과연 인간은 A.I.를 엄마로 여기고 따를 수 있을까? 라는 실험적인 주제 아래 쓴 글인 것 같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글이 굉장히 설득력있게 느껴졌다. 몸체는 로봇이지만 인격과 말투 등등 그들에게 내장된 소프트웨어는 그야말로 개개인 여성의 인격과 말투등을 그대로 따왔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 용어가 많고 내용의 난이도도 어려웠지만 디스토피아물을 좋아하고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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