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화영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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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들렀던 오르골 가게에서 애니메이션 OST가 담긴 오르골을 봤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 오르골을 구매하기도 했는데, 마녀 배달부 키키가 보여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남편과 연애할 때 함께 봤던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이다.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이 동화라는 사실은 사실 그 애니메이션의 원작 동화를 쓴 가도노 에이코의 인생 레시피가 담긴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의 출간 소식을 접하면서 알게 됐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예쁜 표지의 이 책은  서평단에 신청하고 당첨되어 받았다.

그리고 책장을 휘리릭 단숨에 넘기며 읽어 내려갔다. 가도노 에이코는 1935년생으로 여든이 넘은 할머니이다.

띠지에 나와 있는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녀는 컬러풀한 안경을 여러 개 가지고 있으며 개성이 강한 안경에 맞춰 의상을 선택한다고 한다. 또 옷 역시 자신에게 맞게 천을 구입해 패션 디자이너인 딸의 친구에게 부탁해 지어 입는다고 했다.

 

 색색의 액세서리와 원피스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또 그녀가 딸의 친구에게 부탁해 만들어 입는 옷 중에는 작업복도 있었는데 편한 차림으로 있다가 잠시 밖에 나갈 때 위에 걸치는 용도라고 했다. 그녀의 작업복을 보면서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가 걸치고 나왔던 로브 카디건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효리는 일상복 위에 로브 카디건을 매치해 패셔니스타 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는데 여성들 사이에서 한때 로브 카디건이 꽤 유행하기도 했다.

 

영화 하와이언 레시피에도 밝은 색의 원피스를 즐겨 입는 멋쟁이 할머니가 등장한다. 오랫동안 영화 속 이 할머니의 모습은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나에게는 멋지게 나이 든다는 것의 표상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일본에는 이런 할머니가 많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바로 가도노 에이코가 현실에 살고 있는 멋쟁이 할머니였다.

이 책에는 동화 작가로서의 그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과 사진들이 빼곡하다. 그녀가 즐겨 먹는다는 요리의 요리법도 수록되어 있다. 그녀가 즐겨 먹는 요리는 간편 요리.

그녀가 즐겨 먹는 요리가 간편 요리라고 해서 무릎을 철썩 때렸다. 요리법이 간편해야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자주 하게 된다. 손쉽게 만들지만 맛있게, 건강하게 차리는 정갈한 밥상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 또 남은 자투리 채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생활하며 익힌 노하우 역시 담겨 있었다.

먹는 것, 입는 것, 그녀가 생활하는 공간 모두에는 그녀만의 기준과 삶의 철학이 담겨 있었다.

아침에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봤다. 요즘에는 자신의 색을 찾아 그 색을 활용한 메이크업, 패션이 인기라고 한다. 가도노 에이코 역시 자신의 컬러를 40대에 딸기색으로 정하고 그 색을 패션이나 공간을 꾸미는 데 활용한다고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자신의 색을 갖고 있으면 평소
생활할 때 여러 가지로 도움이 돼요.
물건을 고를 때 이리저리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16쪽,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실제로 사람마다 자신의 피부색에 어울리는 색이 있다. 그런 색을 알고 새로운 옷을 고를 때 참고하거나 옷을 입을 때 참고를 하면 좋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이 딸기색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만의 색을 정해놓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그녀가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집에는 어린 독자들이 보내온 그림과 편지로 장식한 공간도 있었고 그녀의 그림으로 꾸며진 공간도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입구에 놓아두었다는 어린이 가구였다.

도서 박람회에서 발견한 가구라고 하는데 이 가구 안에는 여러 색깔의 스카프 등 작은 소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수납해두었다고 한다. 얼굴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자석이어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얼굴 표정을 바꿔 놓는다고 한다.

이런 작은 소품 하나에서도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인생 레시피가 돋보인다.

가도노 에이코의 마녀 배달부 키키는 그녀의 딸이 어릴 때 그린 마녀 그림 한장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한다. 작은 것도 허투루 보아 흘러 넘기지 않고 이야기의 소재로 삼았기에 그녀에게도 딸에게도 마녀 배달부 키키라는 동화는 특별할 것이다.

일상을 살뜰히 보살피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가득 담겨 있는 인생 레시피였다. 정말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읽으면서 많이 했다. 영화 속 할머니에서 현실의 할머니로 노년 시기 롤모델이 바뀌었다. 이 인생 레시피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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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온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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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일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고 하는데 일드는 보지 못했다.

사실 읽다가 결말이 궁금해서 살짝 미리 읽고 읽었다. 두세 번 다시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눈물이 흘렀다.

‘아침이 온다’라고 하는 제목의 의미를 소설의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야 알 수 있었다.

 

내 뱃속에 있었던 아이가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의 신기함, 경이로움 같은 것을 아이의 탄생 직후 많이 느꼈다. 그건 요즘도 문득 문득 신기하다.  내 뱃속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신기한데 지금은 나와서 곁에 있으니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신기하게 여겨지는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 또 아이를 낳고 품에 처음으로 안아 보았을 때, 집으로 데리고 올 때의 기억 같은 것들이 되살아났다.

입양 가정과 그 아이를 입양 보낸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는 소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평범한 아이는 평범한 가정에 있다”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거 같다.

 

핏줄로 이어진 친부모와 말다툼 같은 대화를 하면서 가족이란 노력해서 쌓아 올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가족은 아무리 핏줄로 이어졌다 한들 오만하게 굴어서는 쌓아 올릴 수 없는 관계다. -아침이 온다, 140쪽 _츠지무라 미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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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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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이 도착했다. 이 책은 북펀드로 출간됐다. 북펀드에 참여하고 받은 책이다.

 

  

 

 ▲ 북펀드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담긴 책갈피. 나는 비교적 늦게 참여해서 내 이름은 여기 없다.

 

 

▲ 북펀드 굿즈인 엽서 세트도 받았다.

 

 

 

노트를 받을 수 있는 구성에 펀딩했다. 누드 제본 노트로 무선 노트이다. 저 그림이 책에 71쪽에 실려 있는데 그래서 71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는 것 같다.

 
그림책이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여운이 깊었다. 뭔가 눈물이 날 거처럼 뭉클했다.

 

 

 
어느날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린 남자가 주인공이다. 의사는 조용한 장소에서 영혼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그에게 말한다. 그는 조용히 앉아 자신의 영혼을 기다린다. 그 과정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어린시절의 그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봐서 그가 기다렸던 것은 결국 그의 지나간 시간이었을 것이다.

지나온 시간이 천천히 그에게 다시 온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것은 결국 기억일 것이기에. 살아오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추억 같은 것들도 같이 왔을 것이다.

그는 그 기억들을 다시 만난다. 그의 지쳐버린 영혼은 낡아있었다. 그가 그 시간들을, 살아가는 일에 지쳐 잊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지 그런 것들 말이다.

내게는 잊어버린 자신의 지나온 그 시간과 기억들을 기다리는 남자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다 읽었지만 천천히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여운이 깊다. 살아가면서 무언가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 걱정될 때 한번씩 다시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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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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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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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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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영혼을 천천히 기다리는 남자의 이야기. 왠지 눈물이 날 거 같더라고요. 계속 읽고 싶은 책입니다. 여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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