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병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조재룡 옮김 / 난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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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낯선 책 읽기. 작고 얇지만 표지부터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 아마 스스로는 골라서 읽지 않았을, 그래서 선뜻 책을 열지 못하고 머뭇거림의 시간이 좀 길어졌다.
일단 마르그리트 뒤라스라, 들어는 봤으나 잘 몰랐던 작가와 작품들. 그러다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던 영화 <연인>의 원작가였음을 알고 살짝 익숙함 추가😅

사실 첫 장부터 다소 충격적인 문장들, 대놓고 직접적으로 사용된 단어들, 평소 읽어보지 못한 문장들, 매우 건조하고 단순하며 간결한 현재진행형 표현, 당신과 그여자의 대화인지 독백인지 읽다보면 내 머릿속에서 계속 들리는 듯한 당신의 목소리, 여튼 특이하고 살짝 불편하면서도 어렵지만 또 끝까지 몰입하게 되는 새로운 책 읽기였다.

나의 밑줄들을 보며 생각해 본다.
'당신'이 시도하고 싶어 하는 것은 '사랑하기' 그 동안 한 번도 한순간도 여자를 사랑해 본 적 없는 '당신' 구체화된 몸의 행위로, 욕망으로 그 여자를 사랑하고 싶어하지만 끝내 사랑하지 못하는 '당신' 여자의 말대로라면 죽음이라는 병에 걸렸기 때문에, 감정이 이미 무미건조해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 자신도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할 줄 모르며, 그래서 사랑받지 못한다. 육체로, 행위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하겠다는 의지나 결심이나 욕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한 손에 가벼이 들어오는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읽어가면서 서서이 스며들어 가게 되는 책 같다.

#난다서포터즈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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