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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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효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살기가 더 힘들다보니 다른거에 신경 쓸 겨를없이 먹고 사는데 더욱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먹고 사는데 바쁘긴 하지만 세상을 알아가고자 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독서와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생각도 정리되고 조금이나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변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주변을 더 의미있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을 읽게 되어서 책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책제목은 [딴생각]이고 저자는 박찬휘라는 디자이너인데 최근에 아우디 최초 전기차 Q4 e-tron이라는 차를 스케치했고 지금은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 유럽디자인센터(뮌헨) 수석 디자이너로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디자인과는 엄청 거리가 먼 제가 책소개와 서평을 봤을 때 신선한 느낌과 디자이너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하는지 궁금하더라구요. 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디자이너의 생각을 알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제 기준으로는 신선했습니다. 디자인이라는게 엄청난 이론과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중요한 건 작은거에도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의미를 생각해보느냐인 것 같더라구요. 이 책의 차례를 보면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한 물건들로 제목을 구성되어 있어요. 그 물건들에 대해서 저자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의미를 찾았는지 알 수 있었고 아들과 대화하는 내용이 있는데 어린 아들의 말하는 내공도 장난아닌 걸 느꼈습니다. ㅎㅎ

 

저자는 디자인을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중심으로 하여 인간의 사소한 모든 합이 디자인이다.

사소하고 당연한 것은 없다. 보편을 의심하며 스스로 계속 질문을 던지는 중이다

저자의 아버지도 디자이너였는데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더라구요. 늘 상식을 의심하라고 하며 예술과 철학의 역사는 그 때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 의해 새롭게 바뀌고 더 다양하고 깊게 보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처음 유럽에 가서 일할 때 이제 그들만의 노하우를 알 수 있겠구나하고 잔뜩 기대를 했는데 엄청난 비법같은 건 없었다고 해요. 사람들 삶의 구석구석에 흩어진 사소한 일상의 합이 그 비법이고 거창하고 복잡할게 없는 사람을 배려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명품이라는 것도 오랜 시간 작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연결하여 거대한 역사를 만들어 누구도 흉내내지 못 하게 되는 거죠. 결국 같은 걸 보더라도 어떻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을 두 가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까 아들과의 대화를 언급했는데 숲을 보면서 아들은 "저 많은 풀 중에 어떻게 인간은 담배를 만드는 풀을 찾아냈을까?" 라는 질문을 하고 바다에서 서핑을 하는 사람을 보며 "처음 서핑한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수백 수천번 실패하면서 파도 위를 탈 생각을 했을까?" 라는 질문을 하는데요. 아들의 나이는 모르겠지만 범퍼카를 타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 보면 초등학생인 것 같은데 정말 영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ㅎㅎ 결과론적으로 보면 너무 쉽게 지금 어디에서나 담배를 볼 수 있고 사람들은 바다에서 서핑을 하는데 이것들이 시작할 때부터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담배를 안 피워도, 서핑을 안 해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는데 어떤 믿음으로 잎을 씹어먹어보고, 판자를 뜯어서 바다로 나가는지 의문을 제기하는데 저도 의아하더라구요. 그래서 저자는 어느 누군가가 어느 잎에 불을 붙이면 맛난 연기 과자가 된지 않을까, 저 바다의 생물체처럼 바다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까라는 사소한 의문들이 모이고 누군가의 열정이 만나서 엄청난 아이디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인데 저자가 이탈리아에서 근무할 때 회사에 커피자판기가 있었는데 거기에 커피 종류가 엄청 많았다고 해요. 저자는 매번 에스프레소를 눌렀는데 신입 디자이너들이 얼마 하지 않는 싸구려 커피 자판기 앞에서 오늘은 어떤 커피를 먹을건지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민하는 모습이 한심해보였다고 해요.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은 본인이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해요. 자신은 거기서 일하는 2년동안 하나의 커피, 하나의 점 밖에 못 찍었지만 그들은 다양한 점을 찍어보면서 그 점이 선이 되어 삶이 더 풍요로워졌을 거라는걸요. '카르페디엠'이라고 현재를 즐기라는 말처럼 그들은 사소한 것을 선택하는 순간조차도 최선을 다해서 그 휴식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었던거죠. 그 때의 두 신입디자이너는 지금 페라리의 디자인팀 수장, 세상에서 제일 비싼 '라페라리'를 그려낸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커피열풍이 엄청난데 한국은 갑작스럽게 커피가 인기가 생기다보니 노하우는 없고 손님은 끌어야 되서 장비빨을 내세워 이탈리아 커피맛을 내려고 한다고 해요. 특히 아시아쪽이 커피를 내리는 기계뿐만 아니라 신제품을 팔기 좋은 곳이라고 하네요.^^;; 유럽은 오히려 신제품을 경계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게 근간이라 신제품 팔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이탈리아의 커피맛은 계속 좋은 원두를 고르고 기계를 길들이면서 기술을 익히며 자기 가게만의 것으로 만들어갑니다. 앞에 말한 명품이 되는 과정과 비슷한거 같죠? 단순히 커피를 손님에게 파는거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추억, 나만의 이야기가 담길 때마다 커피맛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도 깊어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밀라논나 할머니도 같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옛날 아버지의 셔츠를 리폼해서 아직도 입고 계시고 결혼할 때부터 쓰고 있던 가구들도 지금 집에 어울리게 배치해서 멋스러움을 보여주시며 화려한 삶을 살 것 같은 디자이너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검소하고 물건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살아가시는 모습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지금 사회가 수요보다 더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내고 필요보다는 만족, 과시를 위해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 더 좋은 것, 비싼 것에 대한 욕심이 줄어들지 않아 계속 소비하게 되고 자신을 채우지 못 하는 공허함이 생기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애정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만으로 내 안이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때 신발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어서 그 느낌이 잊혀지지 않네요.

사람은 내가 생각한 것을 통해서 인생을 그려나갈 때, 오로지 내 안을 나로 채울 수 있다고 봐요. 그러면 다른 사람을 굳이 의식하여 능력밖의 과소비를 하고 마음의 병을 얻을 일도 적어지고 행복감을 느끼는 횟수도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저자처럼 익숙한 거 하나, 사소한 거 하나라도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보고 나만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저도 제 삶의 멋진 디자이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s://blog.naver.com/iversonchoi7/2228409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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