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리는 아리송 창비청소년시선 45
정연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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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보다는 소설을 좋아한다. 왠지 시는... 너무... 간지럽다. 현실감이 없고, 뭔가 삶은 거창하게 또는 너무 나락으로 또는 너무 예쁘게 또는 너무 타락하게 꾸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시에서 쓰는 함축적인 용어들도 어떨 때는 굳이... 이런 어려운 표현을 써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이해되지 않을 땐 더더욱 역시 난 시와 안 맞아! 하곤 했다.

  

  "송아리는 아리송" 제목부터 나의 관심을 끌었다. 제목이 재미있다. 송아리는 아리송!! 그리고 시 한 편, 한 편을 읽는데 왜이리 가슴 한쪽이 시큰한지...

나의 중딩, 고딩 때의 생활이 사사삭 내 머릿속을 스쳐가고 그 때 힘들었던 것, 즐거웠던 것, 화났던 일, 감동적이었던 일 등등이 떠올랐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즐거울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질투에 감정에 휘말리고 부모님의 싸움에 항상 힘들었던 나, 열등감에 사로잡혀 괴로웠던 나... 그 때 "송아리는 아리송"이란 시집을 만났으면 좀 괜찮았을라나? 불안한 마음,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을라나? 그럼 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상처받은 아이가 좀 덜 힘들었을라나? 싶었다.


  그래서 이 시집은 중딩, 고딩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뭔가 속이 편안하고 시원해질 것 같다. 위로를 받을 것 같다.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다기보다 그런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시집에 나온 내용 중, "별도의 진도"가 가장 좋았다. 그래!!! 이거구나!!! 싶었다. 아이들은 다 별도의 진도를 나가고 있구나. 그런데 우리는 그걸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진도만을 강요하고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교사로서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뭔가 겉돌기만 하는 것 같은 아이들을 바라볼 때 불안한 마음이 한 켠 편안해졌다. 별도의 진도를 나가는 아이들을 응원을 해 주어야겠다.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아, 너희들 모두 한 명 한 명 특별하단다. 욕은 좀 줄이고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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