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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진짜 공부 -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평점 :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아이들이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다.
"선생님! 공부는 왜 하는 거예요?"
"선생님! 살아가는데 정말 수학에서 배운 공식들이 필요한가요?"
이런 질문에 대해 선뜻 나는 답을 못한다. 내가 이런 의문이 들어 어른들에게 물었을 때, 나에게 돌아온 답을 그냥 아이들에게 내뱉는다. 공부하기 싫으니 별 생각을 다 하는구나~하고...
사실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의 마음의 소리는,
'얘들아, 나도 잘 모르겠어. 호기심을 가지고 탐구하고 공부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는데... 왜 지금 우린 공부하면서 이렇게 경직되고 싫고 힘든걸까? 배움은 즐거움이라는데 왜 우린 배움이 고통일까? 공부하는 게 힘드니? 힘들어하는 너희들을 보니 나도 가르치는 나도 힘들다...'
오늘은 뭐 배울까 하는, 호기심에 찬 눈망울이어야 하는데 수업 시작부터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눈에 있던 반짝반짝 빛나던 그 반짝임이 사라짐이 보인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동기 유발, 놀이 수업, 학생 활동 중심 수업 등을 하면서 아이들을 끊임없이 배움 속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노력한다.
강원국의 <진짜 공부>는 내가 왜 공부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경쟁을 위한 공부는 재미없다. 그리고 내가 관심없는 분야를 공부하는 건 더더욱 재미없다.
왜 우리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하루 중 반 이상을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에서 공부하는가? 그렇게 공부하는데도 왜 우리는 내가 정작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른 채 어른이 되어 가는 걸까?
내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난 왜 공부를 했는가 보면,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정말 공부가 재미있고 배우는 게 재미있어서라기 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경쟁해서 시험 점수가 잘 나올 때의 쾌감! 그리고 그 우쭐함! 나 이런 사람이야!! 하는 뭐 그런...
그런데 지금 나는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다. 공부를 못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냥 조금씩 두루두루 아는 정도. 누군가가 역사나 정치, 사회 쪽으로 뭔가를 물어오면 깊이 있게 얘기하지 못한다. 왜? 잘 모르니까.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제대로 아는 건 거의 없었다.
중간고가, 기말고사가 끝나면 시험 때 달달 외웠던 것들이 내 머릿속에서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시험을 치기 위한 공부였을 뿐, 그래서 시험에 나올 것만 알아보고 더 이상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는 것도 없는 것이다.
이 책은 부제에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인데 전 세대를 아울러 보면 좋을 것 같다. 40대인 나도 이 책을 읽고 아! 이런 공부를 해야 했구나~, 이렇게 공부해야 했구나~, 나는 무엇을 더 공부해 볼까?~ 했으니까.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내 자녀에게 해 주고픈, 한 인간으로 계속 성장하고픈 나에게 너무나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많았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기대가 필요합니다. 한 사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기대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공부를 통해 성장합니다. 성장 발전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불안하고 초조하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행복해지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도 끗발 싸움입니다. 할 수 있다고 믿고, 버티고, 기세를 올려야 합니다."
"나는 20여 일 만에 그런 상태에 이르렀지만, 보통 습관이 드는 데는 두 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때까지는 저항하는 뇌였다가 습관을 들이면 도와주는 뇌로 바뀌는 것이죠.
(중략) 뇌는 다루기 나름입니다. 습관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가지만의 루틴을 가져 보세요. 그것으로 뇌를 공부 모드로 유인할 수 있습니다"
"공부는 먼저 머리로 합니다. 지식을 쌓고 정보를 받아들이고 논리를 세우죠. 이렇게 이성으로 합니다. 그 다음에 가슴으로 합니다. 마음으로 느끼고 깨닫습니다. 스스로를 성찰하고 반성합니다. 하지마 여기서 그치면 안 됩니다. 신영복 선생 말씀대로 손발로 실천해야 하지요. 자기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공부의 의미고 목적이니까요"
<- 제일 나의 뒷통수를 제대로 세게 가격한 구절!!!!!!!!
"좋은 직장일수록 어떤가요. 경쟁이 치열합니다. 경쟁 '선수'들이 모여 혈투를 벌입니다. 여기서 살아남는 사람은 소수이지요. 그런 사람 가운데 임원이 나오고, 고위 공직자가 탄생합니다. 그러나 그럼 사람들 가운데 다수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남과 나누기 위해 공부합니다"
"혼잣말은 일거삼득의 효과가 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자, 말 연습과 자기 암시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글을 다 읽었으면 잠시 눈을 감고, 혹은 방 안을 서성이며 말해보세요. 당신의 꿈이 무엇이든 그것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습니다"
"학교 교실부터 바꿔 나갈 수 있습니다. 팀 단위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가진 것을 나누고 친구를 도우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 나가는 거죠. 이렇게 해서 길러진 관계 능력이야말고 사회에 나가 생활하는 데 그 무엇보다 필요한 역량이고, 우리 사회의 평가와 번영을 가져오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영혼은 내 안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 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을 아끼는 방법은 나와 너의 관계를 잘 돌보는 것이다. 나와 너는 온 존재를 기울여야만 만날 수 있다. 그것이 곧 사랑이다"
"누군가는 말투 때문에 손해를 보고 또 누군가는 말씨 덕분에 일이 술술 풀리기도 합니다"
"공부는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공부입니다"
"가르치는 방법엔 왕도가 없습니다. 질문으로 가르칠 수도 있고 토론을 통해 일깨울 수도 있습니다. 혹은 실습으로, 또 어떤 이는 모범을 보여 가르칩니다"
강원국의 <진짜 공부>를 읽는 시간은 제게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