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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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다 읽었는데도 아직도 주인공 유나가 왜 자살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많은 것을 말하려한 듯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하나하나 무엇을 왜 말하고자 하는지 의도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 그것이 일관성을 지닌 하나의 주제로 가다듬어지지 못하고 개개의 나뭇가지로 그대로 남아서 타오르다 마는 느낌이랄까요.

소설은, 비행기 안에서 중력과 중력을 이기려는 힘을 느끼는 유나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중력과 그것을 벗어나려는 힘. 그것이 이 소설 전체에 흐르는 전반적인 느낌이라 하면 무리일까요. 힘을 빼고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내 몸이 가라앉는 방향이라는 게 적어도 이 지구에서는 존재한다고 합니다. 비행기는 9.8m/s 속도의 중력가속도를 벗어나려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사범대를 다니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유나가 어느 날 비행기 승무원이 되기로 하는 것은 관성과도 같은 그러한 힘을 벗어나보려는 어떤 시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나가 어렸을 때부터 대령인 아빠가 당연히 누리는 어떤 것들에 질문을 가졌던 것 또한, 그 시작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소설은 군대의 규칙 속에서 나름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했다고 자부하며 살아가던 정근에게 유나가 자신의 죽음으로 질문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질문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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