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워낙 이야기가 많이 되는 책이기도 하고 올해 안 본 사람을 찾기 어려운 소설이라고 들어서 읽어보게 된 소설입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였습니다. 우선 독자로서 이 책의 김지영에게 많은 점을 공감합니다. 항상 아웃사이더의 위치에서 의식하지 못한 채로 많은 것에서 배제되어 온 한국의 여성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제도는 바뀌더라도 아직도 많은 것들에 얽매여 있는 그런 씁쓸한 현실을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확실히 누구나 공감할 면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쉬운 것은 그 뒤의 방식입니다. 힘든 여성의 삶을 그려냈지만 결국 결론으로 남는 것은 딱히 없습니다. 사회분위기를 바꾸자는 것보다는 그냥 슬픈 삶에 대한 한풀이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아쉬웠습니다.세상의 모든 딸들 같은 경우 원시시대부터 있어왔던 여성의 타자화, 도구화를 다룸으로써 그 근본적인 억압의 역사를 다루었기에 몇 번을 읽어도 참으로 슬프다는 생각이 들고 와닿는 것이 많습니다만, 이 책의 배경은 현대한국사회입니다. 현대한국사회에서의 미묘한 차별을 그려내는 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 않을까요.근 이십 여 년 전에 나온 세상의 모든 딸들 같은 경우도 차별의 근원과 그러한 삶을 변화시킬 방법을 나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82년생 김지영은 그냥 현실제시에만 그칠 뿐 그 뒤로 나아가는 데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실망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