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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감정 놀이 - 보이지 않는 마음과 놀이가 만나는 시간
신주은 지음 / 북스고 / 2022년 1월
평점 :
둘째를 낳고 첫째와 너무 다른 성향에, 여자 아이 특유의 징징거림 ^^
섬세함, 미묘한 감정선의 흐름 등
나랑은 너무 안맞다는 생각에 주변에서 둘째를 고민하는 이가 있으면 "하나만 낳아 잘 길러." 하는 것이 제 단골 멘트가 되었고, "둘째? 게다가 딸이야? 그럼 발로 키우겠네." 이런 말이 제일 듣기 싫었습니다. ㅎㅎ
이 아이는 도대체 왜 이렇게 힘든가..
몇년 째 고민했고, 지금도 적응하는 중입니다.
결국 그 이면에는 엄마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하는데, 엄마의 방식대로 그 경계선 안에 들어오게 하려고 안감힘을 쓰니 서로 힘든 거였어요. 제가 공부하고 바뀌어야만 했습니다.
아들과 딸은 기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지만, 그 중심은 역시나 '감정'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늘 "도대체 왜 저러나." 하는 답답함에 포기하고 뒤돌아서 혼자서 화를 식히고 말았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좀더 어릴 때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아직도 힘들 때가 많은걸 보면 아직 공부가 부족한가봐요.
딸 아이는 모든 놀이를 엄마와 함께 하길 원합니다.
혼자서도 잘 논다? 그런걸 본적이 거의 없어요. ^^
그러니 함께 놀아도 언제나 피곤하고, 적당한 선에서 하고 말게 되더라구요.
이왕 놀이를 한다면 아이와 소통하고 좀더 아이를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가르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 요즘 아이들.. 그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에는 소홀했던건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길게 보면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영어책, 수학책이 중요한게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걸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저자 신주은님은 남자 아이 둘을 키우시면서 아이가 불편한 일들을 마주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어떻게 공감하면 좋을지, 어떤 말을 건네면 좋을지 그 답을 찾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을 읽는 방법으로 그림책을 선택한 후 아이와 나누면 좋을 것 같은 질문들을 골라 적어놓고 물어봐도, 아이는 그 또한 눈치 채고
"엄마, 물어보지 말고 그냥 읽어주세요."하며
책읽기에 대한 흥미마저 잃을뻔 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을 경험하고 난 후 아이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아이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서 다가가려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쉽지 않습니다. 저자의 이런 과정을 통해 좀더 시행착오를 줄이며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는 3개의 파트에서 아이와 함께 한 다양한 감정 놀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Part 2: 감정 놀이로 내 마음 표현하기
Part 3: 이럴 때 딱 알맞은 감정 놀이
Part 4:아이의 내일에 힘을 실어줄 감정 놀이


아이의 감정을 나누는 놀이들이 소개되다 보니 조금은 오글거리기도 하고, 섬세함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 그래도 그 중에서 비교적 따라해 보기 좋은 놀이들을 찾아보았어요.
<마음을 채우는 일, 마음을 비우는 일>
마음이란 좋은 마음, 나쁜 마음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야. 마음이 얼마나 채워졌는지, 또 얼마나 비워졌는지가 중요해.
각 놀이마다 그 놀이를 고안해 내게 된 그림책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놀이는 그림책 <날마다 행복해지는 이야기>에서 착안해, 마음을 양동이에 빗대어 물을 채우고 비우는 일처럼 마음이 채워질 수도, 비워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준비물은 양동이와 공만 있으면 됩니다.
-아이의 일상에서 친절, 배려, 노력한 순간 등을 포착해 아이가 직접 양동이에 공을 채웁니다.
-아이의 일상에서 불편함, 힘든 순간 등을 포착해 아이가 직접 양동이의 공을 덜어냅니다.
-하루 동안 양동이에 얼마나 공이 채워졌는지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나의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불편하게 지내보자.>
익숙하지 않은 불편한 상황들을 직접 만들고 경험해 보는 놀이. 놀이로 불편함을 경험해보면서, 그 기억으로 불편함을 대하는 마음이 조금 느긋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일상 속에서 당연한 행동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봅니다.
-몸을 비틀어 냉장고 문 열기, 뒤로 걷기, 신발 짝 바꿔 신기, 힘들게 간식 먹기, 불편하게 밥 먹기, 눈 가리고 주스 마시기 등 당연하게 생각했던 행동들을 불편하게 바꿔봅니다.
언젠가 주말에 외출할 때 일부러 대중 교통을 타보았습니다. 차로 가면 편하게 갔겠지만, 그 또한 지루하기도 하고, 평소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서요.
또 한편으로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편한 상황들에 대해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습니다. 키가 닿지 않으면 의자를 가져오고, 다른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지요.
아이가 불편할까 조금도 기다리지 않고 달려가 착착 대령하는 것이 아이의 문제해결력에는 제일 좋지 않았던 것 같네요.
아이의 마음을, 그 안의 감정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떤 이들은 딱 보면 착 알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그것처럼 어려운 일이 또 없네요. 이 책을 통해 평소 놀이를 하며 아이의 생각을 끄집어 내고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참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꼭 책에 나온 방법이 아니더라도 각 가정의 여건에 맞게 바꿔서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딸내미, 놀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