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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을 위한 수학 공부몸 만들기 - 수학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3단계 코칭 전략 ㅣ 바른 교육 시리즈 20
류유 지음 / 서사원 / 2021년 11월
평점 :
초등 3학년에 들어서며 새로운 개념도 많이 등장하고, 그걸 다 익히며 기본 문제도 풀고, 응용 문제도 풀고, 심화 문제도 한번 하면 좋겠고.. 너무 벅차더라구요.
정말 이젠 학원을 보내야 하나.. 고비가 왔었는데 그래도 버티면 또 어제보다는 나아지고, 학원의 일반적인 수업 방향과 우리 아이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올해도 버텨보았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학원에서는 어떻게 가르칠까?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면 내가 그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닐까? 계속 고민은 되더라구요.
교육 관련 유투브를 보면서 대치동 수학 학원 중 '황소 수학 학원'을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치열하다는 대치동에서도 유명하다면 학원을 들어가는 것 자체도 어려울 것이고, 선행도 많이 시키고, 아이들에게 엄청난 스킬을 가르쳐주며 초등생에게 중고등 내용을 가르칠 것 같은..?
그런 학원일 것이라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습니다.
<초등생을 위한 수학 공부몸 만들기>는 대치동 수학전문학원 '생각하는 황소' 강사 '류유'님이 지은 책으로 수학을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3단계 코칭 전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과연 어떻게 수업이 진행되고, 그 학원의 강사가 전해주는 수학 코칭 전략은 과연 무엇일지 정말 궁금해지더라구요.

'생각하는 황소(이하 황소)'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혼자서 끙끙거리기'입니다. 황소의 일과는 '수업-미션-확인 학습'의 사이클로 돌아가며 이중 미션과 확인 학습은 철저히 학생 혼자의 몫입니다.
여기서 바로 저의 오해가 시작됐습니다. 모르면 바로바로 질문하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최대한 머리 속에 집어넣는 그런 모습이 다가 아니더라구요. 혼자 문제에 매달려 끝까지 해보는, 그것이 포인트입니다. 흔히 말하는 과제 집착력입니다. 쉽지 않은 이 과정에 적응하고 성장한 학생들은 결국 실력이 향상되고 즐기는 경지에 이르지만, 또 그러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죠. 결국 이 차이는 '공부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부몸'은 저자가 만든 말인데요. 오랜 시간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가르치는 내용이나 교사의 전달 방식보다도 순간순간 보이는 '학습자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학습 과정에서 보이는 학생의 고유한 반응 시스템을 '공부몸'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공부할 때 깨어나는 또 다른 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수능이라는 최종 목표점에서 최대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바로 초등 시기에 공부몸을 위한 역량을 키워줘야 합니다.

저자는 특히 무언가 잘 안될 때 학생이 보이는 반응에 주목했는데요. 그 순간 딱 멈추버리거나, 지나치게 조심스럽거나, 포기를 선언하기도 합니다. 끝까지 매달려서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 보려 하고, 질문을 하더라도 무엇을 알고 어떻게 연결시켰는지 충분히 생각해 본 후 하는 것이 결국 성과를 냅니다.

저희 아이가 수학을 공부하며 보이는 반응들을 떠올려봤습니다. 대부분 모르겠다고 하고 표시를 해두고 넘어가거나 어렵다고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늘 하는 말은 "조금만 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생각해 보면 할 수 있어. 너 자신을 믿어." 라고 말하는데, 공부몸이 아직은 잘 만들어지지 않은듯 합니다.
정말 어떻게 하면 탄탄한 공부몸을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공부몸의 구성 요소는
'공부 마인드셋', '공부 자존감', '개념의 정교성', '생각하는 힘' 그리고 '주도성' 입니다.
자신있게 채워져 있는 부분이 아직은 없지만, 저자는 공부몸의 특성을 파악하고 생산적인 대처를 하면 공부몸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이제까지의 행동과 방식을 되돌아보고 점검해봐야겠습니다.
제가 가장 큰 깨달음을 받은 부분이 있는데요. 저는 부모님으로부터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아본적이 없고 늘 스스로 공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저 또한 아이를 그렇게 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공부에서 말하는 '자연스럽게'는 '방임'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합니다. '시키지 않는 부모'라는 우아한 환상에 빠지는 것이죠. 너무 충격이었어요.. ㅠㅠ

아이의 성장 과정에는 '안에서 미는 힘'과 '밖에서 당기는 힘', 둘 다 필요합니다. 결국엔 안에서 밀고 나오는 힘이 주된 힘이 되어야 하지만, 그 힘을 기르는 동안에는 경계를 넓힐 수 있는 적당한 힘이 밖에서 당겨줄 필요가 있는 것이죠.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미명하에 모든걸 아이가 스스로 하길 마냥 기다리는건 아니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자가 실제 현장에서 많은 학생들을 봐오며 느낀 점들을 생생하게 실어준 내용이라서 그런지 정말 우리 아이같은 경우, 우리 아이가 닮았으면 하는 경우 등 많은 사례들이 소개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공부몸을 키우기 위한 3단계 코칭 전략을 소개함으로써 어떻게 아이를 도와줄 수 있을지 계획을 세워볼 수 있겠어요.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고, 아이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또 한편으로는 타고난 공부머리가 아니라, 노력과 연습을 통한 공부몸으로 진짜 공부를 해볼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기구요. 많은 깨달음을 얻은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