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푸르른 숲 33
이브 그르베 지음, 김주경 옮김 / 씨드북(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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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책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 제도, 인식 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음과 동시에 살인 사건을 추리해 가며 누가 진짜 목격자이고, 범인일까 흥미롭게 읽어내려갔습니다.

주인공 에르완과 반 친구들은 국어 시간에 '창작과 놀이'라는 과제를 하게 됩니다. 과제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시내 한 장소에 자리를 정한 뒤에, 그곳에서 아침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한 시간 반 동안 여러분이 목격한 것이나, 흥미롭게 여겼던 것을 마음대로 표현해 보세요. 단순히 풍경이나 사람을 묘사해도 좋고, 상상으로 이야기를 꾸며 내도 좋아요, 시, 연극, 수필 등 형식도 자유입니다. 

​과제물을 제출한 후 '법무사의 살인 사건' 보도를 듣게 된 에르완은 범행 시간이 과제를 수행했던 시간과 바로 같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친구들의 과제물에서 수사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 있을거라고 확신했지만, 선생님도, 아버지도 곧 있을 바칼로레아 시험에 집중하라며 에르완의 호기심을 억눌러 버립니다. 하지만 에르완은 포기하지 않고, 친구 카상드라와 함께 친구들의 과제물을 구해서 추적을 해보기로 합니다.

에르완은 할머니댁까지 방문해서 신문기사를 찾아봅니다. 이것은 경찰의 수사를 토대로 한 내용으로 사실에 기반을 두고 공식적인 발표를 한 것이죠. 

여기서 대비되는 것이 바로 친구들의 과제물입니다. 에르완은 카상드라와 함께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사정을 얘기하며 과제물을 하나씩 얻게 되는데요. 
친구들의 과제물은 직접 목격한 사실과 더불어 각 개인의 상상과 느낌이 더해져 진짜인지 아닌지 반드시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친구들은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자기만의 장소를 찾아 관찰을 했기에 목격한 사람과 상황이 저마다 다르니, 꼼꼼히 살펴보고 사실과 아닌 것을 걸러내야 하는 수고로움이 엄청나더라구요. 그럼에도 에르완과 카상드라는 부모님의 눈을 적당히 피해가며 바칼로레아 공부도 하고, 법무사 살인 사건도 파헤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두 친구는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감정도 생기게 되구요. 

친구들의 과제물을 읽으며 저는 또 한가지 궁금했던 것이 바로 이 선생님의 코멘트였어요. 친구들의 과제물을 읽어보는 기분이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이걸 선생님이 어떻게 평가했을까 괜히 엿보는 기분이 들어서 궁금하더라구요.

에르완과 카상드라는 고생 끝에 과제물을 토대로 살인 사건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경찰에 제보했는데, 뜻하지 않은 사람들이 경찰에 체포되고 맙니다. 하지만, 체포된 이들은 함정에 빠진 것이라 확신하고 다시 한번 과제물을 살펴보려고 하는데, 설상가상! 바칼로레아 시험이 코앞입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이 다가오지만, 살인 사건을 해결해서 억울한 사람을 구해줘야 한다는 사명감도 불타오르네요~

결국 에르완과 카상드라는 다른 두 친구들도 합류시켜 다시 한번 과제물을 살펴보며 놓쳤던 부분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꼼꼼한 관찰과 끈기 덕에 결국 실마리를 찾고 조금씩 진실에 접근하는 친구들, 정말 대단합니다~

똑같은 과제물을 읽어가고, 똑같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해가며 살인 사건을 파헤치지만, 곱씹어 볼수록 선명해지는 정보들을 토대로 훌륭히 임무를 완수하는 주인공들의 의지가 대단합니다. 프랑스의 사회와 거리 문화, 생활 모습, 학교 생활 등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어색했던 등장 인물들의 이름도 조금씩 익숙해지며 더욱 집중하게 되구요. 오랜만에 읽은 추리 소설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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