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 트레이닝의 정석 - 발성과 스타일
전기영 지음 / 예솔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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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되어 조성모와 듀엣 곡을 부를 수 있기를 꿈꾸던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을 지나

회식 때만 노래방에 가는 29살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는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면서도

얼마나 창피할까 걱정하다가 10년을 보내버린 소심인이다.


이제는 노래를 들어도 예전만큼 신나거나 감동적이지 않아서

이번달에는 음원 사이트에 정기 결제도 해지했다.


그래도 어린 시절 노래하며 느꼈던 행복이 그립고

언젠가는 내 집에 노래방도 만들고 싶다.


직접 배우러 다니자니 주머니 사정도 내 작은 마음도 여의치않은데

'보컬 트레이닝의 정석'이라는 책이 나왔다길래 혹 했다.

실전에 앞서 자전거도 연애도 은퇴 후의 삶도 책으로 먼저 배우길 좋아하는 나니까

이번에는 책으로 노래를 배워보자는 포부를 안고 서평단에 지웠했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갑자기 트로트에 확 꽂혀서 

유튜브로 강의를 찾아 듣고, 동네방네 큰 소리로 노래하고 다니며, 

휴대전화로 녹음하여 모니터링까지하는 우리 아빠한테도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결과는 대.실.패.

나처럼 가벼운 목적으로 이 책을 들었던 사람은 다시 고이 내려놓기 바란다.


제목에 뻔히 '정석'이라고 써 있는데 쉽고 재미있기를 바라다니

'수학의 정석'을 풀어본 지 너무 오래된 탓일까?

제목을 보고도 무심코 넘겨버린 내 잘못이 크다.


이 책은 저자가 밝혔듯이 보컬 트레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읽다보면 대학 교재, 두꺼운 전공 서적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한글로 쓴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만큼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몇몇 전공서와는 달리

친절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자세하게 설명해주어 마음에 든다. 

글과 악보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샘플 음원을 다운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교대에 다니듯이

보컬 트레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다니는 대학이 있다면

아마 이 책을 주교재로 삼을 것이다.



낯설고 어려운 용어를 뚫고, 문외한인 내가 끝까지 읽어낸 후에 내린 결론은 이렇다.


'보걸 트레이닝의 정석'은

보컬 트레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특화된 전문적인, 훌륭한 책이다.

그러나 보컬 트레이너는 커녕 음악 선생님도 가수도 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굳이 이 책을 열어보려 하지 말 것. 차라리 그 시간에 노래 하나 더 부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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