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나쁜 인간 - 도덕은 21세기에도 쓸모 있는가
이든 콜린즈워스 지음, 한진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도덕이란 필요한 것일까? 
도덕이란 필요한 것일까? 책의 표지와 목차를 보며 든 생각이었다. 도덕적 상대주의를 생각해 보면, 문화에 따라, 삶의 양식에 따라 도덕의 기준 또한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도덕의 실용성을 생각하기 쉽다. 과연 도덕이란 필요한 것일까? 이 시대의 질문이라 생각한다. 나또한 이 시대에 올바른 도덕적 기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인간다움, 올바른 삶, 윤리적 사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는 진부한 단어가 되어 버렸고 자기 살기 바쁜 세상이라며 도덕에 대해 생각하기는 사치가 되어 버렸다.

이런 시대 속에서 고민하는 하나의 작은 대답이 <예의바른 나쁜인간>이라는 희망을 갖기도 하면서.

권력이 규정하는 도덕에 대해 생각하다.


P.63
고대에 권력의 핵심이 신과 직접 소통하는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었다면, 어느 부족이나 공동체에서든 신에게 위임받은 지도자가 옳고 선하다고 천명한 사항이 그 집단의 규범이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윤리라고 부르는 것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에서 시작되었고, 도덕이라는 개념도 실제로는 교묘하게 변장한 권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도덕은 어떤 기준에 의해 나오는 것일까? 도덕적 사회를 얘기하지만 진정 도덕적인 인간보다, 권력의 우위에 있는 인간이 더 잘살며 턱없는 형량을 받는 것을 보며 이런 고민은 더 강해진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한 억울한 사람의 외침이 아니었다. 실제적으로 사회 속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어처구니 없지만, 그것에 비해 당연시 되고 있는 아이러니이다.
그것을 책에서는 날카롭게 간파하고 있다.
 "도덕이라는 개념도 실제로는 교묘하게 변장한 권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디지털 시대에 찾아온 도덕적 고민
P.220
모니터를 보는 동안 우리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공감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연재해를 보도하는 웹사이트에서 촛불 아이콘만 클릭하고도 더 큰 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책에서 말하는 것은 더이상 타인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내 자신을 향하고 있는 말이었다. 
"모니터를 보는 동안 우리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공감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sns로 도덕적인양 글을 써대지만, 나는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실제적으로 하고 있나, 돌아보게 되는 부분이다. 정말 디지털 상으로 시민인척, 고통당하는 이들과 공감하는 척은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환상은 아닐까하며 성찰하게 된다. 지금 나의 현실을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 책 곧곧에 존재한다. 디지털 시대에 도덕적 고민은 타인을 진실되게 찾아가고 있는지,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있는 올바른 도덕적 고민이 필요한 게 아닐까.


도덕은 필요하다.
P.16
정치권에서는 지도자들이 갈수록 존경심을 잃는데도 국민은 그들의 나쁜 행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용인하고, 금융권에서는 월가가 부를 독차지하는 풍토가 만연한데도 무엇이 부정행위이고 거짓말이고 절도인지 규정하기 어려워졌다. 대중문화에서는 안티히어로들이 화려하면서도 도덕적으로 애매한 범위에서 활동하고 있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기술 덕분에 예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 허용되고 있다. 역사상 최초로 우리는 생물학적으로나 디지털상에서 우리 자신을 수정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손에 넣었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잘 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다양성이 용인되는 사회, 엄청난 속도의 발전, 도덕적 상대주의. 이런 단어가 이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도덕적 기준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으며, 그것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을지 모른다. 눈부신 발전과 다양성의 인정이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의 그림자를 간과할수는 없는 현실이다. 속도를 생각하기보다,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이 책을 보며 이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저자는 이 시대에서 간과 되고 있는 도덕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이 시대의 희망도 얘기하고 있다. "역사상 최초로 우리는 생물학적으로나 디지털상에서 우리 자신을 수정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손에 넣었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잘 살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강력한 기술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인류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우리는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는 것, 도덕적 가치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하는 나름의 생각도 해본다. 
책을 통해 생각한다. 이 시대 속에서 도적적 필요에 대해, 가치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가졌지만, 정작 도덕적 인간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