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다이어트 - 과잉공급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경제 이야기
크리스토퍼 페인 외 지음, 이윤진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다이어트의 새시선]
풍요로움 때문에 기다림은 불필요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배가 고픈데 다음 식사 시간까지 참겠다는 생각은 다 같이 식사를 거르지 않는 한 터무니없이 들렸다. 제과 산업은 이 점을 매우 교묘하게 활용해왔다. 스니커즈 초코바의 광고 문구를 떠올려보자. “배고플 때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 그러므로 재빨리 스니커즈로 허기를 달래라고 한다.(p. 98-99)

그전에 다이어트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그냥 살 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다이어트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경제학과의 연관성은 생각조차 못한 부분이었다.

이 책은 다이어트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다이어트가 얼마나 경제학적 의미를 갖고 있는지, 과잉 공급, 소비를 부추기는 문화에 저항하는 것인지 말이다. 우리는 이미 너무 풍요롭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다. 경제학적 접근은 다이어트의 새로운 줌을 들여다 보게 해주고, 다이어트가 결코 가벼운 의미가 아님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경제학에 관심 없는 나에게..]
경제학자들은 이것을 수요와 공급의 기본 법칙이 부정적 외부 효과(negative externality)라는 예상치 못한 비용을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어 제대로 규제되지 않은 석유화학 공장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 피해를 생각해보자. 또 생산 혁명 덕분에 가공식품은 저렴해졌지만, 이런 식품의 낮은 가격은 나중에 지불하게 될 건강비용을 설명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낮은 가격 탓에 정크 푸드를 먹고 체중이 늘어나 한 치수 큰 옷을 사야 하는 데 드는 비용도 포함되지 않는다.(p. 125)

나와 경제학의 거리는 상당히 멀다. 그냥 경제학이라는 게 있구나. 인식하는 정도이니 말이다. 근데 책을 통해 예전보다 경제학과 가까워진 느낌이다. 경제학이란 게 눈에 보이지 않은 것까지 들여다 보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게 때문이다. "부정적 외부효과"라는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이란 그 당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행동이 자신의 미래의 삶에, 다른 측면에 있어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것을 예상치 못한다는 것이다.
근데 "부정적 외부효과"라는 개념은 보이지 않는 영향들을 파악하고, 지금의 생활에 있어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경제학이란, 우리의 삶을 좀 더 넓게 해주는 지혜가 담겨 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의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카너먼은 우리의 직관이 후광 효과(halo effect)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어떤 것이 우리가 좋아하고 선망하는 것과 연관되면 우리는 그 위에 밝은 빛을 투사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나는 비욘세를 좋아한다. 비욘세는 펩시를 마신다. 그러므로 나는 펩시를 마실 것이다.”(p. 180)

다이어트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해야 한다는 것. 저자의 통찰이다. 다이어트만 놓고 본다면, 칼로리를 계산해야 한다는 개념이 강하지만 경제학자가 보는 다이어트는 새로운 통찰을 준다.

이 책의 장점은 다이어트와 경제학을 적절하게 조화 시켰다는 데 있다. 경제학의 통찰을 다이어트에 접목 시키다보니 우리의 삶에서 은연 중 먹는 것에 대한 유혹을 색다른 관점으로 보게 된다.

다이어트하며, 칼로리를 계산한다는 건 상당히 불편한 일이며, 되려 다이어트 포기를 부추길 수 있다. 하지만 경제학적 관점으로 다이어트를 해나간다면, 의식할 수 있다. 숨겨진 음식에 대한 유혹을 말이다. 광고에서 나오는 여러 상품들이, 과잉 소비를 부추기는
것을 경제학적 통찰로 보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이 책의 매력이라 하겠다.

[과잉 공급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는 너무 많이 먹기 때문에 살이 찐다. 대부분의 사람이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음식을 먹는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세계 대부분 지역에 식량이 과잉 공급된다. 낮은 가격은 공급의 증가와 그에 따른 사람들의 절제력을 한계점까지 밀고 나갔다. 우리는 이러한 조건을 ‘풍요로움(abundance)’이라고 부른다.(p. 31)

책에선 과잉 공급에 대해 강조한다. 과잉 공급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를 대변하는 대표적 언어이다. 다이어트란 단어도 과잉 공급
시대에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을 경제학은 파헤친다. 과잉 공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부요하지만, 부요하지 않은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절제하지 못하는 이 시대 속에서, 우리는 무엇으로도 만족할지 모른다. 그게 먹는 것에서 드러난다. 절제력의 상실, 지나친 칼로리들이 무엇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현 시대를 대변한다. 이 책은 단순한 다이어트 교과서가 아니라는 결론이 이른다. 이 책은 현시대를 경제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세밀하게, 사려깊게 보고 있다. 때론 멈추고,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두 경제학자와, 경제학은 말하고 있다. 이 조언을 나는 받아 들이고자 한다. 때론 만족하며, 때론 경제학의 통찰을 깊이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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