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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주요문제에 대한 논쟁
나이절 워버턴 지음, 최희봉 옮김 / 간디서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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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기본 서적으로는 좋지만, 개론서는 개론서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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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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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릿]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이자,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의 제자, 앤절라 더크워스가 저술하였다. 그녀는 상식적으로, 혹은 실천적으로 사람들은 재능을 중시하지만, 재능보다도 열정과 결합된 끈기가 훨씬 중요함을 이 책에서 밝힌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나는 고정형 사고방식에 사로 잡혀 있었다. 따라서, 발제를 준비하는 지금, 글재주라는 것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글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음에 큰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렇지만, 부끄러움을 타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조언에 따라 책 [그릿]에 대한 발제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제 1부 그릿이란 무엇인가?

1부는 그릿의 개념과 가치에 대해 소개하고, 그릿의 성장가능성을 정당화하는 장이다.
제 1장에서, 저자는 그릿이란 열정과 결합된 끈기이며, 이는 모든 분야에서 성공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대학원생 시절,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잡아내려 하였다. 성공하는 분야별 특성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관심사는, 분야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드러난 특징, 열정과 결합된 끈기(Passion and Perseverance), 바로 그릿(Grit)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주어진다고 여기지는) 재능은 성공을 예측하는 변인이 될 수 없었다.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릿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었다. 즉,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릿과, 우리가 재능이라고 불러온 것(IQ, 적성, 체력 등)은 별개의 특성이라는 점이다. 높은 재능이 끈기를 키워줄 것이라는 상식은 잘못됐다. 저자가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오히려 재능과 그릿이 반비례의 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것은 중요한 흐름이다. 그릿과 재능이 연결되어 있다면, 결국 재능이 중요하다는 논지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릿’이 더 중요하기 위해서, 재능과 그릿은 양의 상관관계가 없어야 한다.)
제 2장에서, 저자는, 앞서 1장에서 밝혔듯,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실천적으로는 재능에 현혹된다고 말한다. 이는 노력을 중시하지 않는 태도로 이어지기에 타파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왜 우리는 재능에 현혹될까? 저자는 이에 대해서 “선천적 재능으로 신화화함으로써 우리 모두는 경쟁에서 면제받” 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주장은 나의 견해와 상반된다. 나는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 1838-1916)가 말했던 것처럼, 신비함에 대한 욕구는 경쟁에서 면제받기 위함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간의 기본 심리 구조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이어 제 3장에서 저자는 재능보다 노력이 두 배는 (엄밀하게는 제곱) 더 중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성취=재능X노력².” 여기서 “재능은 ‘노력을 기울일 때 기술이 향상 되는 속도’” 다. 노력을 하면, 기술이 생겨난다. 기술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향상되고, 마침내 성취에 다다른다. 저자는 이 수식의 단순성이 낳는 불완전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식이 이해를 도울 수 있기에 유용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저자에게 이 수식은 사고 흐름의 경제성을 도모하는 규약(Convention)일 뿐이며, 이 수식이 실재하는 진리라고 믿지 않는다.
제 4장에서는 그릿 척도를 소개함과 동시에 그릿이 다루는 ‘열정’과 일반적 ‘열정’의 메타적 차이에 대해서 다룬다. 그릿이 말하는 ‘열정’은 끈기와 연관된 특성이다. 일반적으로 ‘열정’은 관심사에 대한 관심의 크기를 설명하지만, 저자는 관심의 크기는 별 의미를 두지 않고, ‘관심의 지속성’을 ‘열정’으로 정의한다. 즉, 그릿의 열정에는 끈기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릿이 ‘열정’만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최상위 목표’로서 역할이다. ‘열정’은 개인에게 나침반으로 작용한다. 이는 남극으로 가는 배를 타고가는 것과 같다. 지중해를 질러 갈 것인지, 태평양을 질러갈 것인지(중간/하위 목표들)는 수정될 수 있지만, 나침반이 가리킨 남쪽을 따라가야 한다는 점은 웬만해서 바뀌지 않아야 한다. 또한, 내가 한국에서 출발하는데, 남극을 가기 위해 지중해를 지나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간/하위 목표들은 최상위 목표에 기여함과 동시에,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야 한다.
제 5장에서 저자는 그릿이 일부 유전되기는 하지만, 분명 길러질 수 있는 특성임을 주장한다. 그릿은 유전적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한 심리적 특성은 단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지 않을 뿐 더러, 환경적 요인과도 복잡한 상호관계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크게 부족하다. 또한,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유전은 평균의 성장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세대) 문화에 따라,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릿이 성장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2부에서 소개할,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하며 5장을 마친다. 한편, 저자의 논리들은 모두 환경의 중요성을 건전하게 강조하는 것으로 향한다. 왜 저자에게 환경적 요인은 중요한가? 만약 그릿이 유전적으로 확정되는 경향이 강하다면, 그릿은 거의 선천적인 것(재능)이다. 반면, 환경적 요인은 인간의 개입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릿이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그릿이 후천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제 5장은 그릿의 성장가능성을 정당화하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제 2부 내 안에서 그릿을 기르는 법

그릿을 기르는 네 가지 방법은 관심, 연습, 목적, 그리고 희망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네 가지 방법은 모두 끈기(Perseverance)와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관심과 목적은 열정(Passion)의 개별적 특성에 가깝다.
제 6장에서 저자는 ‘관심’에 대하여 설명한다. 관심은 ‘열정’이라는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저자는 먼저 ‘열정’을 따르는 경우 만족감과 성취도가 높았음을 제시한다. (만족감의 경우 ‘열정’의 지속성과 관계한다. 성취도는 성공을 향한 여정 속의 부분적인 성공들이다.) 그러나, 영화나 전기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달리, 열정은 마법처럼 찾아와 영혼을 완전히 사로잡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열정은 외부와의 소통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뒤 평생에 걸쳐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관심의 초기 단계에 “부모, 교사, 코치, 또래 등 여러 지지자들의 격려”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예상 가능한 비판, ‘어떻게 같은 일에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미리 방어 논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일은 같은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계속 조금씩 달라지는 일을 하고, 전문가들에게 그런 조그만 차이는, 일반인의 인식과 다르게 매우 크게 받아들여 지기 때문이다.
다음 장은 ‘연습’에 대한 장이다. 저자는 ‘의식적인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란 개념을 중시한다. 의식적인 연습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전체 기술 중에 아주 일부분에 집중한다. 둘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한다. 셋째,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을 받는다. 넷째, 첫째부터 셋째까지의 과정을 반복한다. 저자는 또한, 의식적인 연습을 위해 의식적인 연습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연습을 습관화 할 것과, 연습에서 오는 실패를 부끄러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구한다. 특히 마지막은 실패자뿐 아니라, 평가자도 실패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 것을 요청한다. 한편, 몰입(Flow)는 연습이 아닌,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왜 저자는 이 장에서 몰입을 이야기 한 것일까? 아마도, 미국에서는 몰입과 의식적인 연습이라는 두 이론이 미결정의 상태에 있고, 도저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제 8장에서 저자는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는 정도’로서의 ‘목적’을 논한다. 그릿의 전형들은 보통 자신이 수행하는 일이 타인의 행복과 연관이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저자는 이타성을 그릿을 키우는 데 필요한 특성으로 받아들인다. 저자는 이런 이유를 진화심리학에서 찾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협동하는 인간은 살아남기가 더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금 더 발전시키면, 협동 행위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협동 행위는 장려되는 반면, 비 협동 행위는 위축된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즉, 협동 행위일수록 열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그렇다면, ‘목적’의식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 저자에 따르면 크게 세가지다. 첫째, 자신의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생각” 할 것. 둘째, “현재의 일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주어 자신의 핵심 가치와의 연관성을 증대시킬 방법”을 찾을 것. 셋째, “목적이 확실한 롤모델”을 찾을 것.
제 9장은 저자의 교수이자,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먼의 영향력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이다. 저자는 그릿의 끈기에는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며, 긍정적인 태도, 즉 ‘희망’은 연습을 통해서 획득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좀 더 자세히 논하자면, 그릿과 관련된 긍정적인 태도는 타고난 재능의 영향력을 축소하여 생각하고, 노력을 중시하는 태도(성장형 사고방식)다. 이런 태도는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평가자(선생, 코치)의 역량에 따라 후퇴하거나 진보할 수 있다. 따라서, 평가자들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질 뿐 아니라 그를 통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릿을 가지기 위해서는, 견뎌낼 수 있지만 매우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스스로 ‘희망’을 만드는 법을 논한다. 첫째로,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둘째, 낙관적인 자기대화를 연습할 것. 셋째, 주변의 도움 혹은 전문적 도움을 청할 것.

제 3부 아이들의 그릿을 키워주는 법

10, 11, 12장은 앞의 장들과 다른 특성을 지닌다. [닥터 골렘]에서의 해리 콜린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9장까지 저자는 과학으로서 그릿을 다뤘다. 즉, 연구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10, 11, 12장의 내용들은, 저자가 솔직히 밝히고 있듯이 연구 결과가 없는 믿음이다. 그러나, 구원으로서의 의학이 필요하듯, 구원으로서의 그릿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제의한다. 즉, 자녀나 사원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그릿을 고취시키고 싶을 경우, 비록 그릿과 양육을 연관 지은 연구 결과는 없지만, 그릿의 전문가로서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는 조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10장에서 저자는 먼저 이기심과 엄격함은 다르며, 아이들은 이를 쉽게 눈치챈다고 주장한다. 또한, 만약 아이가 그릿을 갖길 원한다면, 부모 자신도 그릿을 가지고 있는 상태로 자녀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들을 지지해 주면서도, 아이들이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이런 주장들은 부모-자식 관계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멘토, 선생 등 다른 관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그릿 양육이 가능하다.
제 11장에서, 저자는 그릿을 기르는 데 1년 이상의 특별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하여 언급한다. 특별활동은 앞서 2부에서 논의되었던 관심, 연습, 목적, 희망을 키우는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실, 나도 음악을 통해서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는 일이 많다’라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을 보면, 동감할 수 밖에 없는 주장이다. 또한, 저자는 코치와 교사에게 맡긴다는 점이 특별활동의 중요한 장점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도 옳은 주장이라 볼 수 있다. 특별활동 교사들은 ‘교사’들이다. 가르치는 행위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적합한 수치의, 즉, 어렵지만 견뎌낼 수 있는 요구를 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음 장은 제 5장과의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다. 제 5장에서 저자는 이미 문화에 의해 그릿 평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자연스럽게, 개인이 그릿을 습득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릿 문화가 있는 집단에 소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릿 문화를 만들어 내야하는 리더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그 리더도 그릿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나서, 그릿을 어떻게든 핵심가치로 받아들이게 만든 여러가지 예들을 나열한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가 읽었던 책 [스틱!]의 스티커 메시지 기법을 사용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잠시 떠올랐다.

제 4부 에필로그

[그릿]에 4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13장은 그릿 양육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 뿐 더러, 오히려 에필로그의 성격이 더 강하다. 따라서 별개의 부로 취급하기로 한다.
제 13장에서 저자는 그동안의 논의들을 정리하며, 자신의 이론의 한계를 되짚어본다. 그녀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재능보다는 그릿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릿은 기를 수 있다. 그것은 2부에서 논의 했듯이 개인적인 노력일 수 있다. 혹은 3부에서 논의 했던, 타인에게 도움을 받고 주는 형식일 수도 있다. 한편, 저자는 자신의 한계들도 짚는다. “그릿이 있는 개인의 주변인들은 행복할까?” 이것은 저자가 연구하지 못한 분야라고 털어놓는다. “지나친 투지가 나쁠 수 있을까?” 저자는 물론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릿이 넘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그렇기에 적어도 지금은 무시할 수 있는 질문이라는 뜻을 내비친다. 그 후, 저자는 그릿이 성공의 필요조건이라는 말을 “성공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로 패러프레이즈 한다. 마지막으로 천재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부단히 탁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재규정한 후 책을 마친다.

나는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인정한다. 생각해보면, 피아노를 그만둔 것, 좋아하던 물리학을 그만둔 것, 그리고 차선으로 선택한 생명학을 그만둔 것도 내 재능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노력은 얼마나 부차적인 것으로 느껴졌는지! 무엇인가를 해내기 위해 두통이 올 정도의 노력을 하고 나면, 그 정도의 노력을 했다는 사실이 바로 내 재능의 부족을 이야기 하는 셈이었다. 그런데, 재능보다도 노력이 중요하다고? ‘내가 포기한 분야들은 사실은 내 노력의 부족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그릿]을 읽는 내내 나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수학, 물리학을 다시 공부한다면, 노력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공부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떠올랐다. 이런 의미에서, [그릿]은 나에게 있어 삶을 다르게 바라보게 한 위대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이 책은 일반적 자기계발서와 달리, 내가 본받고 싶은 (진정하게 학자적인 듯한) 논지 전개 방식을 피고 있다는 점에서도 놀랍다. 내가 혐오하는 서술 태도는, 첫째로, 자신의 논의를 강하게 주장하고 싶은 나머지, 자신의 주장에 반대되는 측의 설명을 담지 않고, 상대의 패러다임에서 정합성 있는 논리를 자신의 편의에 따라 재단하여 자신의 공격 포인트로 써먹는 행위다. 둘째로, 자신의 이론의 한계를 이야기 하지 않음으로써, 한 이론이 어느 영역까지 사용될 수 있고, 어느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는지를 말하지 않는 태도다. 칸트가 자신의 비판 서적에서 한 것처럼, 이론들은 자신의 한계점이 명확히 제시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이론들이 어디에서나 사용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이 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내가 저자의 논리에 고개를 갸우뚱할 때면, 어김없이 다음 장에서 내 반론에 대한 재 반론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또한, 수 차례에 걸쳐, 자신이 아직 연구하지 못한 분야는 무엇이고(3부), 그릿을 키우는 방법은 완전히 확실한 것이 아니며, 성공에서 그릿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발언까지 한다. 그녀의 서술 방식은, 적어도 나에게는, 매우 건전하며,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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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틴 셀리그먼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2년 전이었다. 나는 수업의 일환으로 바바라 에런라이크가 지은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여러가지 논의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바바라 에런라이크가 하고자 한 말은, 긍정심리학은 사회적 부조리로부터 눈을 돌리고, 자신의 실패를 사회적 문제에서 찾지 않고, 개인적인 이유에서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릿]에 대해 철학과 모 학우와도 잠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학우의 논지도 바바라 에런라이크와 대동소이했다.
나는 마틴 셀리그먼의 책이나 논문을 읽은 적이 없다. 내가 읽어본 긍정심리학 계보의 책이라고는 [그릿]이 유일하다. 하지만 적어도 [그릿]은, 그리고 앤절라 더크워스는 사회적 부조리로부터 눈을 돌리게 만든다는 주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나는 사회적인 영역에서 사용되는 철학과 개인적인 영역에서 사용되는 철학은 다른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긍정적이고, 끈기 있는 태도가 중요시 된다. 하지만, 사회적 영역에서는 비판적 지성이 더욱 중요하다. 긍정심리학이 문제가 되려면, 긍정심리학이 개인적 철학으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철학으로서 기능하려고 한다는 증거가 명백해야 한다. 그러나, 앤절라 더크워스는 사회적 철학으로서의 긍정심리학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오롯이 개인적 철학으로서의 ‘그릿’을 설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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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진화 - 자기정당화의 심리학
엘리엇 애런슨.캐럴 태브리스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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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의 한계를 명시하지 않아서, 모든 것을 자기정당화로 설명하려고 하는 듯하게 느껴지는 문제가 있긴하지만, 어쨌든, 자기정당화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내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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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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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서로 좋은 듯 하지만,
사실은 장하준 교수의 몇몇 편향된 정보 전달이 보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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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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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의 동일성은 무엇으로 보장되는가?
보통은 기억이라고 답할것이다.
그러나. 어둠의 속도는 기억은 그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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