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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 (반양장) - 로마인에게 배우는 불멸의 경영법칙 22
김경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그 동안 내 머리속에 그려진 “로마”를 생각했을 때 이 책은 어쩌면 나에게 로마를 다시 알게 한 큰 재산이란 생각이 든다
여태까지 로마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종교박해, 신탁통치, 그리스신화를 도용한 로마신화, 네로의 불타는 도시, 부패한 귀족정치….. 모 이런 류의 단어들이 대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게 된 로마는 이런 부정적인 부분 외에 너무나도 많은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내가 살아오면서 접해온 로마에 대한 정보들이 무언가를 배우기 보다는 단순히 어떤 일이 있었나를 나열하는 류의 글이다 보니 어쩌면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불거져서 강조된 것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우연치 않게 생각해 보니 역시나 나의 로마에 대한 생각은 편파적이리 만큼 나쁜 것에 치중되어 있었다.
로마를 만든 진정한 힘, 그 것은 결코 운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리라.
이 책의 각 장은 이런 편파적인 정보에 대한 반론을 조목조목 제기해 주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로마는 기독교를 박해하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 만큼 고집스러운 나라였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해주는 로마는 너무나 다르다
그리스신화를 포용하여 로마신화를 만들고 전쟁에서 속국이 된 나라의 사람이 로마의 원로원까지 진출할 수 있는 평등을 주며 평민에게도 귀족과 같은 출세의 길이 열려 있다.
이런 제도를 보면서 나 스스로 새삼 무지함을 깨우쳐 주었다.
그 외에도 생소한 정보들은 줄을 이었다.
아무리 귀족의 자제이더라도 실제 권력층으로의 교육과정으로서 그리스의 명문교육장이 아닌 전장의 경험을 하게하여 실직적인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대목에서는 내 스스로가 로마를 얼마나 많이 오해하고 있었던가에 대해 반성해야 될 지경이었다.
당연히 유럽 귀족사회의 근간인 로마이고 그리도 부패했다고 하니 당연히 인사청탁과 낙하산인사가 만연했으리라 짐작한 나로서는 의외의 제도였다.
어찌보면 현대사회의 리더양성코스보다 더 철저한 검증을 받고, 검증 받은 지휘관에게 전권을 위임해 주는 로마의 지휘체계가 오히려 현재에 와서 퇴색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합리적인 부분이 많았다.
특히나 놀라운 것은, 아니 놀라움을 넘어 부럽고, 부끄러운 것은 그들 공동체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사람에게 보여주는 예우에 대한 부분이었다.
몇 십년전 전쟁포로를 찾기 위해 다른 전쟁을 하고, 전쟁의 강화조건으로 예전 읽어버린 자국민을 돌려보낼 것을 요청하는 역사를 보았을 때 새삼 우리나라의 현실이 부끄러웠다.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최고의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가장 공감 가는 부분이었다.
예전에 미국의 소방관은 “영웅”적인 직업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소방관의 아들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지역주민이나 어린이들은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존경해 주는 직업이라고…
그에 반해 우리나라 소방관은 열악한 환경과 그저그런 대우, 심지어는 근무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치료를 걱정하는 지경까지 만들어 놓았다.
납북되었던 어민이 탈북하여 주중영사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하고, 고발조치했다는 내용을 보고는 이전부터 느꼈지만 우리나라가 이러면 안 되지 라는 생각을 또다시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사정을 회사에 접목시킨다면 이 또한 많이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굳이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죽고, 다리가 잘리고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휴일 날 근무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반납하는 직원에게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뤄 줘야 마땅할 것이다.
현장의 담당자에게 전권을 위임한다는 말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자세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희생자를 최고로 대우하고 공동체에 대한 기여의 대가를 충분히 지급한 것이야 말로 로마를 지킨 힘이 아닌가 생각되며 이러한 정신은 우리나라, 우리사회에서도 충분히 고려되고 제도적으로 발현되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소득은 로마를 조금이나마 바로 보게되고, 서양사회의 근간이자 합리주의의 시초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