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대가 -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이순희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는 불평등이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도발적인 논리를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다음과 같은 서술 및 내용상의 한계로 비판 받는 책이다. 


1. 정치적 편향성과 이념적 서술

가장 흔한 비판은 이 책이 경제학 학술서라기보다 정치적 팸플릿에 가깝다는 점이다. 스티글리츠는 미국의 불평등 원인을 거의 전적으로 '정치적 실패'와 '상위 1%의 지대 추구'로 몰아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나 기술 발전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는 과소평가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2. '지대 추구(Rent-seeking)' 개념의 과잉 확대

스티글리츠는 부유층의 자산 형성을 정당한 혁신의 대가가 아닌, 독점이나 로비 등을 통한 '지대 추구'의 결과로 단정 짓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애플이나 구글 같은 혁신 기업들이 창출한 부가가치조차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비칠 수 있게 하여, 정당한 부의 축적과 불공정한 부의 축적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3. 인과관계의 불분명함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이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하지만, 경제학계에서는 인과관계의 방향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많다. 성장이 정체되어 불평등이 심화된 것인지, 아니면 불평등 때문에 성장이 멈춘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실증적 증거가 부족하며, 일부 데이터는 오히려 적절한 불평등이 동기부여를 통해 성장에 기여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4. 해결책의 현실성 결여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고소득자 중과세, 규제 강화 등)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현대 글로벌 경제에서 특정 국가만의 강력한 규제는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으며, 또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정작 '정부의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서술하는 경향이 있다. 


5. 데이터 해석의 자의성

일부 비평가들은 스티글리츠가 자신의 논리에 부합하는 특정 기간(주로 1980년대 이후)의 미국 데이터만을 강조하며, 장기적인 역사적 흐름이나 다른 국가들의 반례를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자신의 주장에 맞는 데이터만 편향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티글리츠의 이 책은 불평등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했지만, 시장 내의 정당한 노력과 지대 추구를 구분하는 데 모호함이 있고, 정부의 개입이 가져올 또 다른 비효율성에 대한 고려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 주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문학이 대체로 다 그러하지만, 경제학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자기만의 이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칼 포퍼가 지적한 "검증가능성에 의한 반증"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라 그 진위 여부를 판정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현상에 이념을 개입시켜 해석을 가하는 건 엄중히 금해야 할 행위이다. 독자들도 이러한 정치 편향적 경제 서적엔 지극히 주의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