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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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덮으면서, 인생이란 자신을 알아가는 긴 과정 같다는 이선주 작가님의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리고 인생이란 늘 예상치 못한 어떤 타이밍과 사람에 의해 영향 혹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란 것도 다시 한번 느껴집니다.

서로 다른 스토리를 가진 세 명의 아이들이 글 속의 이태리 작가님과 편지를 주고 받는 과정을 읽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답장 보낸 작가님에게 센스가 없다며 실망하는 아이도 너무 순수하고, 다소 냉정하면서 이상한 부분에 꽂히지만, 아주 객관적인, 위로라고 하기엔 FACT폭행 같은 느낌의 답장을 보내주며, 본인이 궁금한 건 끝까지 캐묻는 이상한 작가의 이미지도 학생들과 그 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너무 궁금하게 만드는 요소였어요.

핸드폰을 보니 답 메일이었다. 역시 센스가 좀 부족하구나. 내 메일은 답 메일을 요구하는 메일이 아니라 이쯤에서 끝내자는 신호였는데 그 신호를 못 읽은 것이다. (P.58)

이 책은 청소년들이 겪어내고 있거나, 그 청소년들이 우리 가족의구성원이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 전체가 마주치는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경험하는 성장통을 들려주고 있어요.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몸속에 집어넣은 후, 그게 혹시 흡수될까봐 걱정돼 억지로 빼내며, 거울을 보면서 '아, 나는 돼지야!' 하는 삶. 혹은 배가 고프다 못해 아플 지경인데, '어머, 너 미스코리아 같아.'하는 칭찬을 들으며 기뻐하는 삶. 어쩐지 불균형한 듯했다. (P.39)

식욕 억제제에 혹시 사람의 정신도 말라비틀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 (P.66)

나는 언니를 지키고 싶어졌다.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보면 언젠가 언니가 사라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P.68)

늘 우리 아이들 곁을 지켜주고 싶지만 스스로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 훨씬 많을 거예요. 상황도 다양할테고요. 매번 옆에서 도와줄 수도 없고요. 이런 이슈들을 다루고 있는 책을 통해 스스로 지켜나갈 힘과 용기를 채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갑자기 내린 비를 맞았다와 비슷한 일이거든요. 아무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예요. 햇볕이 쨍쨍해서 우산 없이 집을 나왔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비가 내렸다면 그건 비를 맞은 사람 잘못일까요? 당연히 아니겠죠. (P.155)

단짝 친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인사만 하고 지내던 애들에게 털어놓을 때면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슬픔과 기쁨은 쌍둥이였다. 같은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너무 끔찍해서 슬펐고, 그래도 같은 일을 당했기에 서로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뻤다. (P.177)

점과 점을 잇자 선이 되고, 그 선들이 이어져 틈새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이런 틈새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아주 작은 틈새지만, 그 틈새가 생긴 것만으로도 보호받는 기분이예요. (P.185)

자신이 겪는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순간에,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고요,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색하고 낯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음을 공유함으로 인해 이 책의 독자 친구들은 이미 용기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세상을 마주하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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