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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인의 사무라이 - 완역 가나데혼 주신구라 ㅣ 일본명작총서 1
다케다 이즈모.미요시 쇼라쿠.나미키 센류 지음, 최관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 읽는 '가장 일본적인 전통 소설'이라고 소개되었다.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민족소설인 만큼 일본인의 향취와 사고방식이 그대로 녹아 있으리라는
예측 아래 구독했다.
쇼군에 의해 자결을 명 받은 봉건 영주의 가신, 47명의 사무라이들이 주군이 자결 명령을 받게 된 원인 제공자를 기숩하여 주군이 자결한 칼로 죽임으로서 복수를 하고 전원 자결한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정말 죽음의 미학, 소멸의 미학을 예찬하면서도 비이성적, 야만적인 일본인의 특성 그대로 녹아들어있는 소설이였다.
먼저, 주군인 영주가 쇼군의 영내에서 금지된 살상행위의 위법을 저즈른 이상 본인이 죽음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영주의 범법행위가 자결을 명 받을 만큼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면, 복수극의 대상은 마땅이 자결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내린 쇼군이 되어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 대상자를 주군이 당초 해치우려 했던 피해자( 당초 언어폭력을 구사하긴 했지만)로 삼은 것은 비합리적 결론이자, 대세나 대권에 굴종하면서 약자를 얕잡아보는 일본인의 현실적 특성과 일맥상통한 행위이다.
둘째 충의를 제1의 가치로 삼는 봉건전쟁체제에서 47명이 합의한 복수극의 목적 달성을 위해 부모처자의 생명까지도 희생시키는 극내용을 예찬하거나 미덕으로 숭상하며 이 소설을 애호하는 오늘날의 일본인을 생각하면, 이웃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오싹한 생각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어느 나라 민족소설이, 대게 권선징악을 내세우면서 그 시대 그 체제가 요구하는 사회적 도덕(우리나라의 춘향전이나 심청전, 흥부전 에서는 부부간의 정절,효도, 형제애 등)을 밑바탕에 깔고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민족소설인 '47인의 사무라이'는 봉건체제 사회도덕인 충절을 강조하는데 있어서 잔인함과 비합리성과 자결의 미학으로만 점철되어 있다. 미국에 더욱 순종적인 일본에서 최근 우파의 발호와 평화헌법 개헌론이 나오는 국제정세를 계상하면서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