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생각보다나쁘지않아

#이유정 #북스토리 #에세이 #브런치에세이

 

20대 후반, 자궁근종을 발견하고 여성으로서의 삶이 무너졌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사건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빛나는 삶을 살고 있는 작가의 생각과 마음이 가득 담긴 에세이.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브런치 200만 조회수에 빛나는 화제의 에세이라고 하더니

책을 펼치는 순간 감정이입돼서 한 번에 끝까지 읽었던 책이다.

당시 작가가 자궁근종이라는 병명을 들었을 때 느꼈을 혼란스러움과 당혹스러움.

그리고 수술을 하기 전까지 느꼈을 내면적 갈등 등이 글에 고스란히 담겨있지만

지나치게 감정에만 치우쳐 있지 않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쉼 없이 읽었고 많은 부분 공감하며 책을 덮었다.

 

나는 딱 나이 서른에 건강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뒀었다.

몸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건 1-2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것조차 일상이 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어리석게도

더 이상 일상적인 업무를 하기 힘든 지경이 되자 그때야 퇴사를 했다.

그 당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였다.

작가처럼 사회적으로 업무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던 시기였고

결혼도 해서 임신, 출산이나 내 집 마련에 대한 계획도 있었는데

한순간에 다 어긋나버린 느낌이었고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지쳐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내가 느낀 점은,

이 책의 제목처럼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죽을 병은 아니었고

방치해뒀던 내 몸을 다시 한번 들여다볼 기회가 됐으며

새로운 인생을 사는 계기가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한발 더 나아가서 여성질환과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남들이 하는 대로 끌려가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행동했던 것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아닌, 생각하는 대로 사는 습관을 들이려고 했던 작가의 노력이다.

일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 빠지게 되면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에 상처받거나 흔들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당장 수술이 아니라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자신의 생각에 흔들림 없이 행동했고

그 과정 속에서 건강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해 현재를 살고 있다.

자궁근종이라는 병과 그로 인해 경험해야 했던 수술은

분명 힘들고 겪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경험이지만

인생이라는 장기간의 시각에서 들여다본다면 오히려 내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세상의 규칙들을 직관할 통찰력을 길러준 좋은 경험이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 자궁근종을 발견하고 낙담하던 때부터 자궁근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과정.

그리고 수술 이후에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는 작가를 보면서

함께 고민하고 깨닫고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아플 때는 마음도 함께 약해지는 것 같다.

다 내 탓인 것만 같고 나에게만 불행이 찾아온 것 같아서

마음속 동굴로 숨어들어가고만 싶어질 때,

타인의 날카로운 말에 쉽게 베이고 그 상처들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당시 몸이 아픈 것보다 그런 상처들이 오래가서 더 힘들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는 그런 타인의 무례한 말에 상처받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내 인생. 내 삶은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

"우리의 존재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의해 정의도니다.

그러니 귀찮더라도, 낯설더라도, 어렵더라도,

좋은 선택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中 -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던졌던 질문 중에 하나는,

30년 뒤에 어떤 내 모습을 기대하는가이다.

몸이 안 좋았을 때 '젊을 때도 이러면 나중에 어떻게 하지'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이 회복이 된 지금은 건강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60대를 꿈꾼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먼저 어떻게 늙어가고 싶은지,

어떤 모습의 나를 꿈꾸는지를 쭉 써 내려갔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평상시에 조심해야 할 것들과 행동들도 함께 적어봤다.

적어보고 나니 막연히 생각하던 것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와닿았고

그런 미래의 나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삶의 가치와 인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건강으로 마음고생한 적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줄 수 있는 에세이,

'아프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내 삶에 오늘도 아름답게 반짝이길 바라며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즐기며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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